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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파병 '폭풍군단' 탈북민 "北, 없애도 될 만한 아이들만 파병 … 살아도 죽음뿐"

뉴데일리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폭풍군단'(11군단)은 대부분이 전투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이들로, 결국 '총알받이'가 될 것이다. 설령 이들이 전장에서 살아남아 돌아간다고 해도 이들에게 남은 것은 죽음뿐이다. 김정은 정권은 '제2의 프룬제 쿠데타 모의 사건'을 막고자 대규모 처형을 단행할 것이다."

북한의 최정예 특수작전부대 '폭풍군단' 출신인 이웅길(43) 씨는 1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공개된 영상 속 인원들을 보니 북한이 실제 전투원 중 알맹이들은 안 내보냈다. 없애도 문제가 되지 않을 만한 아이들 위주로 내보낸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1998년 8월부터 11군단 제87경보병여단에서 여단장 연락부관으로 복무하다 '상급병사' 계급으로 2003년 10월 제대했다고 한다. 북한의 한 대학에 학적을 걸어 놓은 채 북한과 중국을 오가며 탈북 브로커로 활동하던 그는 2006년 6월 함경북도 청진에서 탈북해 이듬해인 2007년 2월 국내에 들어왔다.

적의 후방에 침투해 요인 암살과 납치, 시설 파괴 등 특수임무에 특화된 폭풍군단은 드론을 동원한 소모전, 물량전, 장기전으로 전개되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그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 씨는 우크라이나 군 정보 당국이 공개한 영상을 분석한 결과 전투원은 약 15%뿐이고, 나머지 85%는 제대로 된 전투 훈련조차 받지 못한 비전투원들이라고 주장했다. 파병 북한군의 상당수가 '총알받이 신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는 "얼굴이나 체격, 행동거지를 보니 숙련된 조장급 전투원은 없고, 전투 훈련도 제대로 못 받은 앳된 아이들이 대부분인 듯하다"며 "북한 군 당국은 도망치거나 탈영하는 이들을 사살하기 위해 '2선조' '독전조'를 함께 보낸다. 이 아이들은 어느 총에든 죽을 운명이다. 적과 싸우다가 죽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아군의 손에 죽으면 너무 억울할 것 같다"고 말했다.

1992년 '프룬제 군사대학 쿠데타 모의 사건'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 파병된 이들은 전장에서 살아남아 북한에 돌아간다고 해도 결국 죽게 될 가능성이 크다. 프룬제 쿠데타 모의 사건은 김일성 정권이 1992년 당시 구소련(러시아)의 핵심 군사교육기관인 '프룬제 군사아카데미'에서 유학하던 인민군 간부들을 쿠데타 모의 혐의로 집단 숙청한 사건이다.

이 씨는 "외국에 나갔다가 돌아온 청년들은 북한 사회에 재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프룬제 군사대학에 다니던 인민군 간부들이 그랬듯, 외국에서 자유를 맛보면 생각이 변하기 마련이다. 북한에 돌아와도 외국에서 누렸던 자유를 억압받는 현실을 참지 못하고 결국 탈북을 선택하게 된다. 내가 그랬기에 그 마음을 더 잘 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파병 군인들은 전장에서 죽거나 살아 돌아가서 죽거나 죽을 운명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 씨는 김정은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으로 북한 주민들이 진실에 눈을 뜨는 것을 꼽았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청년교양보장법·평양문화어보호법 등 '3대 악법'을 만든 것은 그러한 두려움의 방증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씨는 "파병된 이들은 전장에서 '김정은 정권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자신들을 파병했다', '6.25(한국전쟁)는 북침이 아닌 남침이었다'는 등의 진실을 알게 될 것이다. 이들은 자유의 적이 누구인지 알게 될 수밖에 없다. 김정은은 파병 군인들이 진실을 알게 되는 게 얼마나 무섭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김정은은 탈북자들이 북한 내 가족들한테 진실을 알려주는 걸 두려워한다. 파병 군인들이 북한에 돌아와 전장에서 알게 된 진실을 소문낸다면 북한 군 자체가 무너지게 된다. 과연 이들이 북한에 무사히 돌아갈 수가 있겠는가. 파병 군인 가족들도 결국 같이 죽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정권은 파병 군인들이 쉽게 탈영하지 못하도록 그 가족들을 사실상 '인질화'했다. 최근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파병 군인들의 가족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입단속하고자 이들을 집단 이주시켜 격리하고 있고, 파병이 아닌 훈련받으러 갔다고 거짓으로 설명한 정황을 포착했다.

그러나 이 씨는 북한 정권의 폭압도 이들의 탈영을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각에서는 탈북자들이 매정하게 부모와 형제를 버렸다고 비판한다. 가족을 버렸다기보다는 자유를 선택했다고 봐야 한다. 외국에서 자유를 한 번 맛보면 어떻게든 자유를 누리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게 된다. 부모와 형제를 버렸다기보다는 한국에 조용히 귀순해 살면서 돈을 벌어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을 돕겠다는 쪽으로 생각하는 탈북자들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파병 군인들이 전장에서 살아 돌아가도 처형을 기다리는 현실임을 인지한다면 '귀순 유도 심리전'은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 씨는 "살아남은 파병 군인들은 북한으로 돌아가도 죽는다. 돌아가지도 못한 채 중간에서 사살될 것"이라며 "북한 당국은 '한국에 가면 다 죽는다', '독극물을 먹여 서서히 죽게 만든다'고 세뇌하는데, 탈북해도 한국에서 잘 살 수 있다는 메시지가 영상이나 녹음이 북한군에게 전달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정권은 서로서로 죽이고 감시하게 만든다. 파병 군인이 살아남으려면 총부리를 돌려 독전조를 먼저 죽여야 한다. 그 안에서 또 다른 반란이 일어날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과 손잡거나 독전조를 쏘거나 투항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영상이나 녹음 등을 통해 군인 출신 탈북자들의 목소리로 이러한 방법을 알려주면 군인들의 마음을 크게 움직여 대규모 귀순이 일어날 것"이라며 "북한 군인들의 심리를 제일 잘 아는 게 우리 같은 군인 출신 탈북자들이다. 어린 청년들 한 명이라도 구출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11/01/202411010001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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