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두 번째 회담을 성사시키면서 두 사람이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을 중심으로 허를 찌는 제안을, 한 대표는 야당의 아픈 고리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건드릴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27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김건희 특검법 카드로 여당을 어떻게 흔들 수 있는지 정확한 전략이 동반돼야 한다"면서 "특검법에 목을 매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여당을 설득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대표와 한 대표는 지난 21일 여야 대표회담에 전격 합의했다. 9월 1일 두 사람의 1차 회동 이후 두 번째 회담이 성사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이 잡혀 있던 날에 이 대표가 선제적으로 제안했다. 한 대표가 이를 즉각 받아들이자, 이 대표는 이틀 후인 23일 당직자들에게 실무 협의를 지시했다. 회담은 11월 초, 늦어도 중순까지는 열릴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의 가장 큰 관심사는 김건희 특검법이다. 국회에서 2번이나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겼지만, 윤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에 막혀 현실화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17일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내고 더 수사 범위도 더 넓혔다. 첫 번째 김건희 특검법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만이 담겼었다. 두 번째는 8가지, 세 번째 특검법에는 13가지로 수사 대상이 늘어났다.
야당은 오는 14일, 이 특검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증교사 재판 1심 결과가 각각 15일과 25일에 나오는 상황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정국 핵심 이슈로 부상시키려는 전략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관계가 악화 일로에서 이 대표는 한 대표에게 제안할 다양한 카드를 고심하고 있다.
먼저 김건희 특검법에 추가된 명태균 의혹을 제외하는 방법과, 추천 형식을 제3자 특검으로 해 한 대표에게 명분을 줄 수 있다. 한 대표가 이를 거부하면 상설특검법 카드를 추진할 수 있다는 '협박성' 카드도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건희 특검법을 의제에 올릴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두 번째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 표결에서 국민의힘 의원 4명이 이탈했다. 8명 이상 여당 의원이 합세하면 재의요구권이 무력화되는 상황에서 굳이 여당을 자극해 단일 대오 명분을 줄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개헌이라는 이슈로 정국을 완전히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원포인트 개헌을 통해 윤 대통령의 임기를 조정하자는 논리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희석하기에도 '개헌 블랙홀'이 확실한 카드라는 주장도 많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법은 회담 의제에도 오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위헌 요소가 특검법에 가득해 논의를 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김건희 특검법은) 이미 부패할 대로로 부패해 처치 곤란인 음식물 쓰레기를 보는 것 같은 법안"이라면서 "아무리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사이가 소원해져도 먹을 수 없는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라고 하면 어떻게 먹느냐"고 했다.
여당은 민생을 중심으로 회담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특히 금투세의 행방을 놓고 고민을 이어가는 이 대표를 겨냥해 금투세 폐지를 적극적으로 거론할 예정이다. 이 대표도 유예로 기울어 있고, 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에서 폐지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협상으로 충분히 타결이 가능하다고 본다.
여야의정협의체도 테이블에 오른다. 이 대표도 27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협의체 참여를 설득하는 등 여야가 합을 맞출 수 있는 민생 의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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