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盧재단 계좌추적" … 황희석 벌금 500만원 확정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재직 시절 노무현재단 계좌를 추적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던 황희석 변호사(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가 대법원에서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25일 오전 정보통신망법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황 변호사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황 변호사는 한 대표가 총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노무현재단 계좌 거래내역을 추적했다고 허위 사실을 적시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21년 11월 TBS 유튜브 채널 '국회 앞 유정다방'에 출연해 "(검찰이) 2019년 9∼10월 노무현재단 계좌 추적으로 거래내역을 다 열어봤다"면서 "그 과정에서 신라젠을 통해 유시민 전 재단 이사장을 잡으려고 채널A 기자와 정보를 공유해 소위 검언유착했다"고 주장했다.

2019년 당시 한 대표는 전국 특별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그는 노무현재단이나 유 전 이사장의 계좌를 추적한 적이 없다며 2021년 12월 황 변호사를 고소했다. '채널A 사건'으로 불리는 이 전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 사건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이후 검찰이 상고를 포기해 무죄가 확정됐다.

황 변호사는 명예훼손 재판 1심에서 "주요 내용은 의견 표명에 불과하며 비방 목적이 아니다"고 말해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1심은 "한 변호사의 발언 당시 이미 피해자가 해명했고 계좌추적을 의심할 만한 의미 있는 정황이 없었다는 점에서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경솔한 공격을 한 것으로 본다"며 사실 적시와 비방 목적을 인정해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검찰과 황 변호사 양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발언에 이르게 된 경위, 발언이 이루어진 시점에 이미 객관적으로 밝혀진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황 변호사에게 허위사실의 인식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고 발언의 내용과 황 변호사와 한 대표와의 관계 등에 비춰 비방의 목적 또한 인정된다"고 판단해 양측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원심 판단이 옳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한 장관은 형사 고소 외에도 황 변호사와 TBS를 상대로 2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민사소송을 별도로 진행 중이다. 해당 사건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이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