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궐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막말 수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선거철이면 되풀이되던 막말의 악습이 국정감사에서도 재연되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과격한 발언으로 강성 지지층 구미에 맞는 정치를 하면서 민생은 내팽개쳤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 도중 김건희 여사가 참석한 청와대 상춘재 간담회에 국악인들의 가야금 연주가 이뤄진 것을 두고 "(청와대를) 기생집으로 만들어 놨나"라며 "대통령 부인이 왔다고 공연 상납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 분노한 80여 명의 국악인은 전날 양 의원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가야금하고 창을 한다고 해서 어떻게 기생 취급을 할 수 있나"라며 "문화인들한테 함부로 무식하고 생각 없이 내뱉은 말로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국악인들은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특히 이영희 명인은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저희를 귀히 여기고 청와대 영빈관으로 모두 초청해 전통을 지키는 데 열심히 일해 달라고 부탁했다"면서 문재인 정부 때도 비슷한 행사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뒤늦게 페이스북을 통해 "오해를 살 수 있는 표현에 상처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문제 제기했을 때는 침묵하다가 국악인들의 규탄이 이어지자 논란 나흘 만에 사과한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의 막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장경태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국회의원이 김영철 검사의 아랫도리를 비호한다"며 "나쁜 손버릇을 가진 김건희 여사를 비호하는 것도 한심하다"고 했다. 이는 김 검사와 피의자의 부적절한 관계,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국민의힘은 "사과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사자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 그는 김재윤 전 부산 금정구청장의 별세로 치러지는 10·16 보궐 선거를 두고 "혈세 낭비"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김 전 구청장의 유족은 "유족을 모독했다"며 김 의원을 고소했다. 김 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유족들에게 상처를 드렸다"며 사과했다.
국민의힘은 양문석·장경태·김영배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회가 민주당 막말 삼인방을 징계해 지긋지긋한 막말 정치를 근절하고 국회 권위를 회복하겠다"고 했다.
연이은 막말로 민주당이 국감 시작 때부터 공언한 '민생 국감'은 공허해졌다. 민생은 내팽개치고 정부 여당을 향한 공세에 취한 나머지 자제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뒤따르기도 한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막말이 지나간 자리에 민생이 짓밟히고, 정쟁이 싹을 틔운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의 이중적인 막말 정치는 국감 전부터 이어졌다. 당대표 연임에 도전할 당시 이재명 대표는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을 강조하며 '먹사니즘'을 내세웠지만, 정작 민주당은 그의 사법리스크 방탄을 위해 경쟁하듯 막말을 내뱉었다. '또라이', '살인자', '꼬붕', '정신 나간 국민의힘' 등의 저속한 표현들이 모두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의원들의 입에서 나왔다.
이 대표의 막말 이력도 화려하다. 그는 지난 총선 과정에서 '2찍'(윤석열 대통령에게 투표한 유권자를 비하하는 말), '윤석열 정부는 의붓아버지'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습격 사건을 '난리 뽕짝'이라고 했고, 언론을 향해선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표현했다. 그의 수위 높은 발언은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국민 전체를 보는 게 아니라 '개딸'(개혁의딸)의 입맛에 맞는 정치를 하다 보니 자극적인 말이나 저질스러운 공격을 하는 것 같다"며 "결국 강성 지지층들한테 환호받고 거기에 도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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