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내년에 배정된 예산 가운데 1000억위안(약 19조원)을 조기에 투입하는 등의 경기 부양정책을 발표했다.
부동산과 내수 침체 속에 경제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당국이 경기 둔화에 대응한 정책적 조절 강도를 높이고 인프라 투자 등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올해 경제성장 목표로 제시한 '5% 안팎'의 성장률 달성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정산제 주임(장관급)은 8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정부 정책을 발표했다.
그는 "중국 경제의 실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전면적이고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봐야 한다"며 "거시적 관점에서 봤을 때 복잡한 대내외 환경에 직면해 있으나, 중국 경제 운영은 일반적으로 안정적이고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 직면한 경제 운영의 새로운 상황과 새로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거시정책의 역주기 확대 △국내 유효수요 확대 △기업 지원 확대 △부동산시장 안정 촉진 △자본시장 활성화 등 5개 방면에서 '증분 정책(미래 발전 방향을 조정)' 도입을 강화해 지속적 경제 회복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주임은 내수 확대를 위해 소비 촉진에 중점을 두고 중저소득층의 소득 증대를 촉진하는 한편, 대규모 장비 교체 등으로 지속적인 소비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중일신(두 가지 핵심 프로젝트와 신형 인프라 육성)'을 위한 초장기 특별국채 1조위안은 이미 프로젝트와 지방정부에 하달된 상태"라며 "내년에도 초장기 특별국채를 지속해서 발행하고 투자를 최적화해 핵심 프로젝트 건설 지원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까운 미래에 내년 중앙예산에 배정된 1000억위안 규모를 투입하고, 1000억위안의 핵심 프로젝트 건설 목록을 발표해 지방정부가 사전작업을 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류쑤샤 발개위 부주임은 "2개의 1000억위안 프로젝트(총 2000억위안)로, 도시의 가스·배수·난방 프로젝트 등을 포함한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올해 4분기에 착공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당국은 세금 우대 정책의 연기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정 주임은 "올해 말 실업보험, 기업 고용안정 지원, 기술향상 보조금 등 세금 우대 정책이 만료됨에 따라 관련 부서는 연구내용을 바탕으로 정책 시행 연기 여부를 확인하는 데 속도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오천신 발개위 부주임은 "현재까지 파악된 상황으로 봤을 때 경제발전은 여전히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발전 추이를 유지하고 있다"며 "시장 신뢰가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고 정책 효과가 지속해서 나타나면서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 및 사회 발전의 예상 목표와 과제를 달성할 수 있는 조건, 능력,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 주임도 중국의 경제 펀더멘털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여전히 큰 시장 잠재력이 있으며 중국 지도부는 '5% 안팎'의 연간 경제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발표된 내수 부양책은 지난달 지급준비율과 정책금리 인하에 이어 대규모 재정확대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기자회견은 중앙은행 등 중국 당국이 국경절 연휴(10월1~7일)를 앞두고 유동성 공급과 주택담보대출금리 인하, 증시 안정화 자금 투입 등 부양책을 잇달아 발표한 뒤 예고된 거시경제 당국의 '정책 패키지' 설명으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재정 투입 등 구체적인 계획이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홍콩에 있는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의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리시아 가르시아-헤레로는 "훨씬 더 큰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모두가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 나쁜 것은 내년부터 우선 투입한다는 것 외에 새로운 자금이 없다"며 "기본적으로 그들은 거품을 만들었지만, 재정부양책으로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10/08/202410080027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