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의 음주운전 논란으로 두 사람이 경제공동체가 확실해졌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아버지 친구에게서 제주도 주택을 구입하고, 아버지 책 디자인비를 받은 다혜 씨가 문 전 대통령에게 양도받은 차량을 몰며 음주 사고까지 낸 것이다.
법조인 출신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8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번 음주운전 사건을 또 다른 시각으로 보면 결국 문 전 대통령이 준 차로 딸이 술 먹고 운전해서 사고를 냈다는 것"이라며 "다혜 씨의 생활에 문 전 대통령이 안 끼는 곳이 없는데 경제공동체가 아니면 뭐라고 설명해야 하느냐"고 했다.
'경제공동체'는 최근 검찰의 문 전 대통령 일가 수사로 주목받는 법리 해석이다. 검찰은 최근 다혜 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 하면서 문 전 대통령을 2억 2300만 원가량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로 적시했다. 다혜 씨의 전 남편인 서모 씨가 타이이스타젯에서 2018년 7월부터 2020년 4월까지 받은 돈을 뇌물로 본 것이다. 다혜 씨와 문 전 대통령이 경제공동체라는 것이다.
검찰은 다혜 씨가 결혼 후에도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았는데, 서 씨의 타이이스타젯 취업 후 경제적 지원이 끊겼다고 본다.
하지만 사위의 월급이 끊긴 2020년 4월 이후 또다시 다혜 씨는 문 전 대통령에게 의존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다혜 씨의 음주운전 논란도 문 전 대통령이 소유했던 차량이 중심에 있다.
앞서 다혜 씨는 5일 오전 3시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턴호텔 앞에서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충돌했다. 경찰의 음주 측정 결과 다혜 씨의 혈중알콜농도는 0.14%다. 면허 취소(0.08% 이상) 기준을 한참 웃돌았다. 경찰은 그를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
공교롭게도 다혜 씨가 몰던 차량은 문 전 대통령이 소유한 '캐스퍼'다. 문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 재임 시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생산된 첫 차량인 캐스퍼를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해 사비로 구매했다. 퇴임 후에도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 차량은 지난 4월 다혜 씨에게 양도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아빠 차'를 타고 다혜 씨가 생활하고 있다.
다혜 씨가 문 전 대통령과 금전적으로 엮이는 사례는 이 외에도 많다. 다혜 씨는 2022년 7월 제주도에 있는 한 주택을 3억8000만 원에 매입했다. 그런데 해당 별장을 매도한 전 소유주는 문 전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송기인 신부다. 아버지 친구한테서 주택을 구입한 것이다. 해당 지역 부동산 업자들에 따르면 해당 주택의 가격은 주변 시세에 비해 낮게 책정됐다고 한다.
최근에는 문 전 대통령의 저서 '문재인의 운명'을 출판한 출판사로부터 다혜 씨가 2억5000만 원을 받은 사실도 알려졌다. 출판사는 2억 원은 편집 디자인비, 5000만 원은 빌려준 돈이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이 지난해 경남 양산 사저 주변에 차린 '평산책방'도 다혜 씨의 손길이 닿은 것으로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의 반려견 달력 등 굿즈 사업도 다혜 씨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이 재임하던 시절에도 다혜 씨는 꾸준히 부모의 도움을 받았다. 그는 2020년 말경부터 청와대 관저에서 자신의 자녀와 함께 문 전 대통령 부부와 거주했다. 당시 서울 양평동에 다가구 주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다혜 씨는 자신 소유의 주택이 아닌 청와대를 자신의 거주지로 택했다. 이후 다혜 씨는 청와대에 거주하며 이 다가구 주택을 9억 원에 매도해 시세차익(1억4000만 원)을 남겼다.
양평동 주택 매입 과정에서 청와대 직원들이 업무를 도운 정황도 나왔다. 검찰에 따르면 2019년 다혜 씨의 서울 양평동 다가구 주택 매입 과정에서 부동산 등기 절차 등을 청와대 행정관이 대신 처리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다혜 씨는 스스로 문 전 대통령과 경제공동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지난 9월 검찰 수사에 반발하며 올린 페이스북 글에 "경제공동체라는 말을 만들어서 성공했던지라 다시금 추억의 용어를 소환해서 오더를 준 건가"라며 "그런데 우리는 경제공동체 NOPE(아니다)! 운명공동체인 가족인데요. 가족은 건드리는 거 아닌데 (문 전 대통령과 일가족은) 엄연히 자연인 신분인데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죠"라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다혜 씨와는 선을 그으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사실 문 전 대통령과 따님은 따로 떼어 놓기도 힘들지 않느냐"면서 "음주운전으로 또 경제공동체라는 점이 부각되는 것도 착잡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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