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 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7일(현지시각)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글로벌 원유가격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한 달여 만에 배럴당 80달러 위로 다시 올라섰다.
미국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0.93달러로, 전거래일 대비 3.69% 상승했다.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 선 위로 올라선 것은 8월 말 이후 한 달여만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77.14달러로, 전거래일 대비 3.71% 올랐다.
이란이 1일 이스라엘을 겨냥해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을 한 이후 유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반격을 노리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3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석유시설 공격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한 뒤 5%가량 급등한 바 있다.
RBC캐피털마켓의 글로벌 상품 전략 책임자인 헬리마 크로프트는 이스라엘의 보복이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 아직 불분명하다면서 이란 원유 수출량의 90%가 통과하는 카르그섬을 공격하면 석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로프트는 7일 CNBC에서 "우린 이스라엘이 무엇을 공격하는지, 이란의 대응 메커니즘이 무엇인지 실제로 봐야 한다"며 "이 정도로 지역 전쟁에 가까워진 적은 오랫동안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달까지 유가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중동 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손절매에 나선 것도 유가 급등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UBS의 지오바니 스타우노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유가 하락에 베팅했던 기관투자자들이 중동 지역 공급 우려 확대에 투자 포지션을 정리하면서 이날 유가 상승을 견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유가 상승이 과도하다는 분석도 있다.
원자재 전문 케일러캐피털의 브렌트 벨로트 창업자는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 하향 돌파를 시험할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석유 수요는 여전히 약하지만 이란 시설이 타격을 입더라도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중심으로 추가 생산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ANZ리서치도 "이란 석유시설을 표적으로 한 직접적인 공격은 이스라엘의 반격 옵션 중 가장 가능성이 적다고 본다"면서 OPEC의 생산 여력이 하루 700만배럴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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