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야심 차게 준비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토론회에서 "인버스에 투자하라"는 말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제1야당의 금투세 당론을 정하는 기반이 될 공론장에서 국내 증시가 떨어져야 수익이 극대화되는 주식 상품인 '인버스'를 사라는 발언이 나온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4일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라는 주제로 금투세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에서 금투세 유예팀으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의원이 팀장으로 참여했다. 이소영·이연희 의원도 토론에 나섰다.
금투세 시행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영환 의원이 팀장을 맡았고, 김성환·이강일 의원이 토론에 참석했다.
논란이 된 '인버스 투자' 발언은 토론 막바지에 등장했다. 청중과 시청자 질의응답 순서에서 김병욱 전 민주당 의원은 김영환 의원에게 "디커플링(탈동조화)이 계속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악조건에서 굳이 금투세라는 불확실한 제도를 이 시기에 투입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주가 관련해 다른 변수들은 없는지 한번 체크해봤으면 좋겠다"며 "윤석열 정부가 망친 중국 시장의 문제, 그다음 작년에 선진국 경제성장률 평균이 3.3%, 대한민국이 1.4%, 미국이 2.5%, 일본도 1.9%"라며 "그래서 다른 변수들은 혹시 없는지 이런 것들을 한번 좀 살펴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을 향해 "그렇게 우하향 된다는 신념처럼 가지고 계시면 인버스 투자하면 되지 않냐"며 "선물 풋 잡으면 되지 않냐"고 발언했다.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는 기초지수의 움직임을 역으로 추종한다. 코스피 등 기초지수가 떨어지면 ETF 가치가 올라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시스템이다. 즉, 증시가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이다.
김 의원은 "무슨 말이냐면 주식시장, 선물시장 파생상품 시장은 사실 주가가 내려도 이득을 얻는 분들이 있다"며 "주식이 올라도 또 거기를 통해 이득을 얻는 분들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세금을 어떻게 내는, 구조에 대해 계속 말을 하지 않느냐"라며 "이거는 개인이, 법인세가 아니라 소득세다. 개인이 소득이 생기면 거기에 내는 세금인데, 현재 세금 체계가 개인들한테 불리하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의 이런 발언에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토론회 현장에 있던 민주당의 한 의원은 뉴데일리에 "(김 의원의 발언이) 논란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면서 "발언 전체를 들여다보면 그런 취지는 아니겠지만, 결국 금투세를 반대하는 사람들과 여당에 빌미를 준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지지자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 대표 지지자가 모인 한 커뮤니티에서는 "그건 정말 꾼이나 하는 짓인데", "무슨 국회의원이 선물을 사라고 권하나 제정신인가"라는 반응이 뒤따랐다.
한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대한민국 인버스에 투자하라는 것이냐"며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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