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장이 서방 무기로 우크라이나가 자국 본토를 타격할 경우 핵무기를 동원한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경고했다.
같은 날 미국의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차기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전후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핵전쟁'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
타스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볼로딘 의장은 19일(현지시각) "서방 미사일이 러시아를 공격하면 핵무기를 동원한 세계대전이 뒤따를 수 있다"며 "서방국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이 치른 희생을 잊은 듯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더 강력한 무기로 대응할 것"이라며 "유럽인들은 러시아의 차세대 대륙간 탄도미사일 'RS-28 사르마트'가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에 도달하는 데에 3분20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과 영국 등은 서방국의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무기사용제한을 풀어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두고 고민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13일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했지만,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타격 제한 해제와 관련한 발표는 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서방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허용할 경우 강력히 보복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계속 내고 있다.
같은 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온라인 대담에서는 북한이 11월 미국 대선 전후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시드 사일러 전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 담당관은 과거 미국 대선 사례를 보면 북한이 "이임하는 행정부를 처벌하거나 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하는 것"보다는 "앞으로 4년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도발을 감행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차기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면 "자기들이 상대해야 할 행정부가 실제 자리 잡기까지 기다릴 것"이라며 "7차 핵실험과 같은 대규모 도발은 대선이 끝나고 새 대통령 취임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2019년 미국과 협상 결렬 이후 대화를 거부하고 핵 역량의 질적·양적 확대에 집중해왔으며 앞으로도 북한의 핵 역량을 제한하려고 하는 협상에 응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뿐만 아니라 전날 '인도·태평양 지역 강대국간 경쟁' 관련 청문회에서는 북한과 러시아의 파트너십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미국의소리(VOA),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에 따르면 커트 캠밸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 북한과 러시아간의 파트너십은 북한이 더 많은 도발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대담함을 갖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해 제가 드릴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은 한·미·일 3국간 관여를 강화하는 것이고 우리는 이미 그 일을 시작했다"면서 "우리는 미국의 확장억제력이 강력하고 지속가능하며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조치들을 취해왔다. 억제, 전진 배치, 교전, 동맹과 협력이라는 단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의 확장억제(핵우산)가 강력하며 한반도에 대한 어떠한 위협도 용납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하는 조처들을 취했다"면서 "나는 (대북) 억지를 위한 조처들과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관여 등이 주는 단호한 대북 메시지는 명백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은 인도, 일본, 호주 등 3개국 정상과 21일 미국 델라웨어주에서 개최하는 '쿼드(Quad)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도발 위협을 논의할 예정이다. 쿼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겨냥해 미국이 주축이 돼 만든 안보협의체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미라 랩-후퍼 아시아대양주 담당 선임보좌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진행한 쿼드 정상회의 사전브리핑에서 "유럽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는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에 대응하기 위해 평소와 같이 정상들이 논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13일 김정은 위원장이 핵탄두 제조에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방문한 사진을 공개한 데 이어 18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여러발 발사한 뒤 4.5t짜리 고중량 탄두를 장착한 신형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하는 등 최근 들어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 랩-후퍼 선임보좌관은 "김정은이 시설을 방문하고 사진을 찍은 동기를 해석하지는 않겠지만, 미국 정부와 모든 파트너, 특히 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능력, 재래식 능력을 가장 시급하게 다루고 있으며 우리는 협력을 배가해 북한의 모든 유형의 도발에 대비하고 있다는 걸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 기간 성장한 대표적 파트너십 중 하나는 한·미·일 3국 협력"이라며 "북한의 도발 증가에 맞선 확장억제 협력 강화, 정보 공유, 북한에 대한 정책 공조는 3국 관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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