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해소 기대감 속 '장·차관 경질론' 분출 … 친윤계는 '신중론'

정부와 국민의힘이 의료대란 사태 해결을 위한 '여야의정협의체' 구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 밝히면서 국민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여권 내에서는 보건복지부 장·차관 등 책임자 사퇴론이 동시다발적으로 분출하고 있어 당분간 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민수 복지부 2차관 경질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즉답을 피하면서도 책임론에 힘을 실었다.

한 대표는 "중요한 임무를 맡은 공직자들이 국민께 걱정을 끼치거나 오해를 사는 언행을 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박 차관을 경질해야 된다고 본다"며 "의정 갈등을 풀어내는 데 제일 중요한 첫 번째 스텝은 의사와 정부 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그런데 의료계 쪽에서는 박 차관과 마주 앉는 것조차 못 견디겠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부 책임자 경질론은 전날 지도부에서도 터져 나왔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의료 개혁을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 시작은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책임자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에게 모든 게 괜찮을 것이라고 보고한 데 대해, 국민을 이토록 불안하게 만든 데 대해, 정책을 수시로 바꿔 정부의 신뢰도를 떨어뜨린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당사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길 촉구한다"며 "상황이 이 지경이 됐으면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국민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경질론이 확산되자 친윤(친윤석열)계인 추경호 원내대표는 6일 기자들과 만나 신중론을 내비쳤다.

그는 "지금은 의료개혁 추진이 흔들림 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일축했다.

또 "일부 소통에 부족함이 있으면 시정해 가면서 꼼꼼하게 현장 문제를 살피고 차질 없이 해야 한다"며 "지금 시점에 인사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꼬집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여권 내에서 뒤늦게 경질론이 고개를 든 데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홍 시장은 "의료대란 대책 태스크포스(TF)를 조속히 구성해서 조정, 중재하라고 했더니 뒤늦게 의료대책 TF 보강한다고 부산 떠는 것은 이해하겠는데, 야당도 아니고 여당이 보건복지부 장·차관을 문책하라고 떠는 것은 본인들의 책무를 망각한 아이러니"라고 일갈했다.

이어 "그건 의사들과 용산 눈치 보느라 조정, 중재에 나서지 않았던 여당의 책임 아니냐"며 "그러고도 집권여당이라고 할 수 있나. 정부와 의협단체가 서로 양보해서 타협하고 물러설 명분을 주는 게 여당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질론의 중심에 있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책임진다는 자세로 의료공백 해소, 의료개혁 완수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퇴론에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