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중심'을 표방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두고 '개딸(개혁의딸) 전당대회'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90%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보이며 독주하는 가운데,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명심'(이재명의 마음)을 등에 업은 후보들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권리당원 투표 참여율이 30%대에 그치면서 '개딸 전당대회' 논란은 가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30일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컨벤션 효과는 고사하고 특정인을 지지하는 당원들만 참여하는 그들만의 잔치가 됐다"며 "다른 생각을 가진 당원들은 뽑을 사람도 없다면서 투표를 안 하는 상황으로 전락했다"고 혀를 찼다.
실제로 현재까지 민주당 권리당원 투표 참여율은 31.49%에 그치고 있다. 2022년 전당대회에서(37.09%), 2021년 전당대회(42.74%) 2020년 전당대회(41.03%)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이 후보가 지난 2년여간 당대표를 지내면서 당원권을 강화하며 당원 중심주의 정당을 표방해 왔으나, 도리어 당원 투표율이 하락한 것이다. 민주당은 대표·최고위원 본경선에서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기존 40%에서 56%로 높인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표는 모조리 이재명 후보가 싹쓸이하고 있다. 이 후보의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누적 득표율은 90.41%에 달한다. 김두관 당대표 후보(8.36%), 김지수 당대표 후보(1.23%)가 나머지 10%를 나눠 가진 형국이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이 후보의 지지를 등에 업은 '친명(친이재명) 후보들'이 약진하고 있다.
경선 시작 후 4위에 머물던 친명 김민석 후보는 27일, 28일 부산·울산·경남·충남·충북 등 5개 지역 순회 경선에서 득표율 연속 1위를 했다. 종합 득표율도 2위로 급상승했다. '종합 1위' 정봉주 후보와의 격차도 일주일 만에 9.08%포인트에서 1.87%포인트로 좁혀졌다.
김 후보는 출마와 함께 자신을 '이재명 집권플랜본부장'으로 명명하며 친명 마케팅에 주력했다. 이 후보도 김 후보와 나란히 찍은 사진이 여럿 포착되면서 '개딸'로 불리는 이 후보의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심지어 '개딸'은 국회에서 여당 의원과 청문회 증인들을 상대로 조롱하고 막말을 한 민주당 의원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면서 '후원금'까지 몰아주고 있다. 개딸을 등에 업으면 지지는 기본, 정치 활동에 필요한 '총알'도 덤으로 얻는 셈이다.
이언주 최고위원 후보를 추격하고 있는 한준호 최고위원 후보도 같은 사례다. '개딸' 사이에서 '이재명의 남자'로 불리는 한 후보도 지난 주말 사이 득표율을 끌어올렸다. 종합 순위 3위인 이언주 후보(12.15%)를 0.9%포인트 차로 맹추격하고 있다.
남아 있는 경선 일정이 서울·경기·호남 등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역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당내 분위기다.
전당대회 분위기가 '개딸 잔치'로 흘러가면서 당내 분위기도 함께 침체됐다.
김두관 후보는 지난 27일 열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당내 소수 강경 개딸이 당을 점령했다"며 "이렇게 해서 차기 대선과 지방선거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냐"고 직격했다. 객석에서는 고성이 오가면서 소란이 일었다.
최고위원 후보들은 김 후보를 향해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다음날 입장문을 통해 재차 강성 당원의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를 비판하면 좌표를 찍고, '수박 깨기'를 하고, 문자폭탄을 돌리고, 집 앞까지 가서 시위를 한 사람들이 누구였나. 이들은 민주주의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에 오래 있으면서 이런 전당대회 분위기는 처음"이라며 "다들 말을 못 하고 있지만, 독일 나치당 전당대회 같다고 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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