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태양광 발전 관련 회사 대표로 재직하면서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사무처는 상임위원회가 배정되기 전, 김 의원 측에 덕원발전과 관련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의원은 2018년 3월 6일 설립된 주식회사 덕원발전의 사내이사로 등재됐다. 설립 당시 회사의 자본금은 100만 원(액면가 500원·2000주 발행)이었다. 법인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김 의원 외에 대표 및 이사진은 없다. 이 회사의 업무 영역은 신재생에너지사업, 태양광발전 운영, 신재생에너지 도소매업 등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지난 4일 공개된 '국회의원 당선인 사적 이해관계 등록사항 공개 목록'을 보면, 김 의원은 '의원 본인이 임원·대표자·관리자로 재직하고 있는 법인' 항목에 덕원발전을 기재하지 않았다. 다만, '발행주식 총수의 30% 이상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법인' 항목에 덕원발전 지분 52%(비상장주식)를 보유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국회의원은 국회법 제32조의 2에 따라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재직하고 있는 법인을 신고해야 한다. 사적 이해관계 등록을 하지 아니하거나 등록사항을 고의로 누락 또는 허위 제출할 경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심사를 거쳐 징계할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덕원발전과 김 의원 소속 상임위원회와의 직무연관성이다. 김 의원이 소속된 국토위는 국토교통부를 소관 부처로 두고 있다. 국토부는 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에 관한 규정 및 관련 사업 등에 관여하고 있다.
태양광발전 사업체 대표인 김 의원이 국토부를 소관 부처로 둔 국토위에서 활동하는 것은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위 소속 한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태양광발전 사업과 관련한 업무를 국토부가 맡고 있는 만큼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국토위 소속 의원은 "국토부는 복수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사업을 하는 사람이 이를 몰랐을 리 없다. 국토위에서 나가야 한다"고 했다.
덕원발전은 서울 서초구 소재 한 빌딩에서 김 의원이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유한) 한빛과 같은 사무실을 쓰고 있다.
덕원발전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의원이 회사에 출근을 하느냐'는 질문에 "(총선 이후에는) 가끔 온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라고 답했다. '회사가 운영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운영은 되는데 수익이 잘 안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3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 의혹'이 터지면서 약 3개월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그런데 법인 등기부등본을 보면 김 의원이 청와대에서 근무할 당시 덕원발전 대표 및 이사진 구성에는 변동이 없었다.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고집하면서 태양광 시설 설치 등에 수천억 원의 혈세를 투입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전인 대선 후보 시절부터 탈원전 정책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후 그가 집권하면서 태양광 관련 업체들도 덩달아 호황을 맞았다. 김 의원은 문 전 대통령 취임 10개월 후 덕원발전을 설립했다.
김 의원 측은 사실상 덕원발전이 사업을 중단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본지에 "실제로 이 업체가 무엇을 하고 있지 않다"며 "폐업 신청까지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의 청와대 근무 당시 겸직 여부에 대해선 "당시 폐업 신청을 했다"면서 덕원발전 폐업신고서를 확인시켜 줬다.
이 문서에 따르면, 김 의원은 반부패비서관 임명 직전인 2021년 3월 27일 폐업 신고를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이 청와대에서 나온 이후 사업을 다시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해충돌 논란에 대해선 "상임위 배정 전 국회 윤리심사자문담당관실에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받았다"며 "이 내용이 국회의장실과 민주당 원내대표실에도 전달돼 원내대표실에 소명했다. 지망한 상임위 중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대해서만 이해충돌 여지가 있다고 했다. 국토위는 아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회사무처는 이해충돌 여부를 검토할 당시 특정 상임위를 지목해서 하지 않는다고 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우리는 의원실이 어느 상임위를 지망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사적 이해관계 등록 사항을 받아 상임위 배정 과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이해충돌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김 의원을 국토위에 배정한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해 충돌을 막기 위한 국회법 취지 자체를 망각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친명(친이재명)계로 꼽히는 김 의원은 이른바 '대장동 변호사' 중 한 명이다. 그는 이 전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변호를 맡았다. 이후 김 의원은 제22대 총선 당시 경기 부천을에서 비명(비이재명)계인 설훈 전 의원을 꺾고 국회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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