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연임'이 결정된 지난 23일 오후 방심위 노조가 퇴근하려는 류 위원장의 차량을 몸으로 가로막는가 하면, 부득불 차에서 내려 택시를 잡으려는 행동까지 저지하는 등 도를 넘어선 '육탄 시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해당 노조원이 먼저 움직이는 차량 앞을 막아서는 위험천만한 행동을 벌였음에도 "(류 위원장이) 사람을 치려 했다"며 적반하장격 태도를 보여, "자행공갈단과 다르지 않은 행보를 보였다"는 강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언론노조의 육탄 시위를 '성명'으로 비판한 공정언론국민연대(이하 '공언련', 상임운영위원장 이재윤)'는 이 사건 원인제공자로 지목된 민노총 방심위 노조원의 업무방해와 협박 등 불법행위에 대해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노조원이 차량 앞 가로막아 '퇴근길' 저지
공언련의 성명과 MBC("사람 치려 했어요 류희림 씨!"‥날치기 연임 항의에 소동), 미디어오늘(문 잠그고 방심위원장 기습 호선…류희림, 기자 피해 전력 질주) 등의 기사를 종합하면, 지난 23일 오후 방심위 전체회의에서 호선으로 제6기 방심위원장으로 선출된 류 위원장은 노조가 회의실 앞을 지키고 있자, 계단을 통해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류 위원장이 차를 타고 주차장을 빠져나가려 할 때, 돌연 노조원 A씨가 류 위원장이 탄 차량을 막아서다 차에 치일 뻔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고.
결국 해당 차량은 주차장을 벗어나지 못했고, 현장에 도착한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노조 등이 출구를 봉쇄하는 대치 국면이 10분가량 이어졌다.
공언련의 묘사에 따르면 당시 노조원들은 "내려!"라는 말과 함께 승용차 창문을 두드리고, 차량 보닛에 손을 얹는 등 시비에 가까운 행동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류 위원장이 차에 탄 상태로 경찰에 신고를 해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노조원들의 저지로 한참 동안 차 문을 열고 닫는 실랑이를 하던 류 위원장은 어쩔 수 없이 차를 그대로 둔 채 나와, 서울 목동 방송회관 쪽으로 향했다.
그런 류 위원장을 노조원들과 최민희 의원이 따라붙어 "무슨 일을 하셨는지 말해 달라" "문은 왜 걸어 잠갔나" 등의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대로변까지 나온 류 위원장은 택시를 잡아 타려 했는데, 첫 번째 시도는 노조원들의 방해로 실패했고, 두 번째는 성공해 현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고.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류 위원장은 현장을 이탈하기 전, 최 의원에게 "방심위는 하루하루 멈추면 안 되는 중요한 기관"이라며 "방심위 업무를 하는데 '쿠데타'라고 말씀하시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과 노조, 함께 움직이며 '육탄 시위'
이와 관련 "그동안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방심위의 기능을 정지시킬 목적으로 야권 몫의 방심위원 추천을 거부하고 방심위원장을 공석으로 방치할 것이란 이야기가 공공연했다"고 전제한 공언련은 "예상대로 민주당과 민노총 노조는 함께 움직였다"며 "이들은 방심위 기능을 마비시키기 위해 위원장 호선을 위해 열린 방심위 전체회의를 폭력으로 막으려 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고성을 지르며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고, 출입문을 막아선 데 이어 건물을 빠져나가려는 류희림 위원장의 차량을 몸으로 가로막으면서 행패를 부렸다"며 현장에 있던 노조원들을 강하게 비판한 공언련은 "폭력적인 현장에는 민주당 최민희 의원도 함께 있었다"고 언급했다.
공언련은 "류희림 위원장의 연임이 얼마나 민주당에 위협적이면 다음날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 인사청문회 준비로 바쁠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노조의 연락을 받고 여의도에서 한달음에 목동으로 달려왔겠느냐"며 "엄연히 민간독립기구인 방심위의 자체 위원장 호선 절차에 특정 정당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 자체가 위법 사항"이라고 꾸짖었다.
공언련은 "이날 불법적 노조 행태에 동조하는 듯 옆에서 지켜보던 최민희 의원은 류 위원장의 연임이 결정된 뒤 '친위 쿠데타'라며 5기 방심위원 2명이 6기 위원장 호선에 참여한 부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는데, 23일 열린 방심위 전체회의와 류희림 위원장의 호선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공언련은 "방심위는 지금까지 임기만료나 해촉 등 9인 위원의 일시적 유고 상태에서 재적위원 과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의안을 처리해 왔다"며 "또 일부 위원의 위촉이 지연된 상황에서 부위원장을 호선한 사례가 있고, 앞선 제5기 위원회는 2인의 위원 결원 상태에서 위원장을 호선한 바 있다"는 다양한 선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궁극적으로는 야권이 협조해 9인의 위원회가 구성된다고 해도 호선 결과가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법률 검토 의견의 핵심"이라고 강조한 공언련은 "류희림 위원장의 연임 결정으로, 방심위가 부당한 정치적 간섭을 배제하고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여건을 갖추게 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공언련은 "언론자유를 내세우며 자행되는 편파·왜곡보도가 줄지 않고 근거 없는 자극적 유튜브 콘텐츠의 범람과 불법 금융정보, 디지털 성범죄 등 즉시 시정조치가 필요한 현안이 산적해 있어 방심위 심의는 하루도 멈춰서면 안 된다"며 "지금도 공언련이 고발한 불공정보도는 매주 10여 건에 달하지만 심의는 고사하고 심의대상 여부에 대한 판단조차 받지 못한 것이 켜켜이 쌓여 있고, 지상파 방송 심의의 경우 1년 3개월이나 밀려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근거 없는 허위보도와 가짜 정보로 피해를 입어도 신속하게 제재할 수단이 마땅히 없는 답답한 현실에서 방심위는 그나마 중립적인 입장에서 최소한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공언련은 "위원장 공석으로 우려된 '심의 공백' 피하게 된 것은 천만다행"이라며 "앞으로 방심위가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지키고 건전한 정보통신환경을 조성하는데 빈틈없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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