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개최를 강행하면서 정권 흔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청문회 개최가 실제 탄핵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지만, 민주당이 윤 대통령 탄핵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향한 여론의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 탄핵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관련 청문회는 오는 19일과 26일 두 차례 열린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9일 전체회의에서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및 증인 출석 요구의 건 등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 등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했다. 채택된 증인만 45명이고, 참고인은 7명이다. 이원석 검찰총장,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등 주요 인사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민주당은 이들이 청문회 출석에 불응하면 처벌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문회 개최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검찰총장을 청문회 증인으로 세우는 일과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따른 청문회 개최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 당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146만 명의 동의를 얻었지만 청문회는 열리지 않았다.
탄핵 청문회 개최의 적법성 논란도 있다. 대통령 탄핵 소추는 헌법 제65조에 따라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 발의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국민의힘은 국회 본회의에 회부되지 않은 탄핵안을 법사위가 심사하는 것은 위법하다며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대통령실도 같은 이유로 청문회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논란에도 민주당이 청문회를 강행하는 이유는 '탄핵 명분 쌓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일단 청문회를 열어 증인들을 불러놓고 숱한 의혹을 제기하면 여론이 동요할 것이고, 민주당은 이러한 여론을 탄핵안 발의 명분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탄핵 추진 과정에서 국민적 거부감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 법사위 소속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한 라디오에 나와 "청문회를 개최한 뒤 최종적으로 탄핵소추안을 추진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지난 제21대 국회에서 검사·판사·장관 등을 겨눈 무차별적인 탄핵안 발의를 이어갈 때부터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위한 예행연습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당시 일부 강성파에 속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석상에서 윤 대통령 조기 퇴진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용민 의원은 지난해 10월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에 찾았을 때 면전에 "이제 그만두셔야죠"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윤석열 탄핵론'을 띄워 이재명 전 대표의 사법리스크 이슈를 잠재우려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위증교사에 대한 1심 판결이 오는 10월 나올 예정이다. 정치 생명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재판 결과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민주당이 대통령 탄핵을 추진해 이 전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희석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미 이 전 대표 수사를 맡은 검사들을 대상으로 탄핵안을 발의한 상태다. 해당 검사들도 탄핵 청문회에 부르겠다는 방침이다. 역시 전례가 없는 일이다. 탄핵소추 대상자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과 이들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겠다는 민주당의 계획은 현행법과 어긋나는 지점이 있어 적법성 논란에 직면했다.
이에 대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국민청원이란 걸 명분으로 윤 대통령 탄핵으로 추진하는 과정은 결국 이 전 대표를 위한 것"이라며 "이 전 대표의 대법원 판결은 2026년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전에 조기 대선을 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위헌적 청문회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규탄했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 청원을 핑계로 권한도 없이 법사위에서 대통령 탄핵 논의를 하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망동"이라며 "검찰총장까지 불러 이른바 '군기 잡기'를 하겠다고 하니 이는 민주당이 사법부를 겁박하고 이 전 대표에 대한 수사를 권력으로 찍어 누르기 위함이라는 것을 증명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7/18/202407180033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