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혐의로 기소돼 유죄 평결을 받은 미국 민주당 소속 밥 메넨데스 연방 상원의원(뉴저지)이 의원직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측근들에게 밝혔다고 미국 NBC방송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에 따라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던진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이 11월 선거에서 뉴저지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전날 맨해튼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메넨데스 의원에게 제기된 16개 범죄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라고 판단했다. 앞서 검찰은 뇌물수수, 강탈, 사법 방해, 외국대리인등록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해 9월 메넨데스 의원 부부를 재판에 넘긴 바 있다.
메넨데스 의원은 자신에게 뇌물을 준 사업가와 외국 정부의 계약을 성사하기 위해 외교 정보를 넘겨준 의혹을 받아왔으며 기소 과정에서 메넨데스 의원 자택에서 55만달러의 현금과 함께 10만달러 상당의 금괴 13개를 압수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2006년부터 20년 가까이 뉴저지를 대표해 상원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메넨데스 의원은 '워싱턴의 고정 멤버'로 불렸다. 기소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중요한 협력자였다.
지난해 기소 후 당내에서 의원직 사퇴 압력을 받았지만, 무죄를 주장하며 의원직을 유지해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상원 동료 의원들은 전날 유죄 평결이 나오자 메넨데스가 의원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척 슈머 원내대표는 "메넨데스 상원의원은 이제 자신의 유권자, 상원 그리고 우리나라를 위해 옳은 일을 해야 하며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메넨데스가 자발적으로 사임하지 않을 경우 매우 드문 사례지만, 상원 동료들에 의해 추방 투표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메넨데스가 상원의원직에서 물러나면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가 내년 1월로 예정된 잔여 임기까지 그를 대신할 임시 상원의원을 임명할 전망이다.
한편 NYT는 민주당 소속인 앤디 김 하원의원이 메넨데스 의원 기소 후에 출마 의사를 밝혀 메넨데스 의원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고 전했다.
한국계인 앤디 김은 뉴저지주에서 하원의원 3선을 지낸 데 이어 지난달 뉴저지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나설 후보로 선출됐다.
뉴저지주는 1972년 이후 50여년간 치러진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내리 당선됐을 정도로 민주당 지지가 강한 곳이다. 강력한 경쟁자인 메넨데스 의원이 낙마할 경우 그의 당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그동안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정치를 해온 메넨데스 의원이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지지표를 일부 잠식해 공화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얻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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