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밥 던진다, 남자랑 여자랑 어느 쪽이 더 부유하게 살다 죽을까?

평생 100억을 벌었는데 10억만 쓰고 죽은 사람(A)이랑 평생 돈 한푼 번 적이 없는데 부모님 유산 물려받아 평생 100억쯤 쓰고 죽은 사람(B)이랑 누가 더 부유하게 살다 죽은 걸까?

돈은 더 적게 벌었지만, 한푼도 벌지 못했지만, 돈을 더 많이 쓰고 죽은 B가 더 부유하게 살다 죽었다고 봐야 하지 않나?

'부'의 척도는 '돈을 얼마나 많이 벌었느냐'가 아니고 '돈/재산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도 아니고 '평생 얼마나 많이 소비를 했느냐'라고 본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그 돈/재산을 사용해 소비하지 않는다면 그 돈/재산은 없는 것이나 다름이 없으니까.

여성이 남성보다 돈을 더 적게 벌고 있다는 '임금 격차' 논쟁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는 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정작 중요한 건 '남성과 여성 중 어느 쪽이 더 많이 소비를 하고 있느냐'가 아닐까?

남자가 여자에게 선물을 하거나 밥을 사거나 등 남자가 여자에게 돈을 쓰게 되면 사용된 그 돈은 남자가 벌었지만 결국 여자가 소비한 것이 되고, 사실 남자 주머니에서 여자 주머니로 돈이 이동한 거나 다름이 없다.

남녀가 데이트를 하면서 남자의 차를 타고 이동한다면 차 이용에 따르는 비용(감가상각비, 기름값 등)이 발생하는데 이 비용은 남자가 전적으로 부담하는 것이고, 여자가 지불했어야 할 절반을 남자가 대신 부담한 것이며, 결국 차 이용 비용의 절반에 해당하는 돈이 남자로부터 여자에게로 이동한 거나 다름이 없다.

남자가 여자를 위해 돈을 쓰면 남자로부터 여자에게로 돈이 이동하는 것이고, 여자가 남자를 위해 돈을 쓰면 여자로부터 남자에게로 돈이 이동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남녀 사이에 이동하는 돈은 통계를 낼 수가 없는데, 과연 남->여 방향이 더 많을까 아니면 여->남 방향이 더 많을까?

만약 여->남 방향으로 이동하는 돈보다 남->여 방향으로 이동하는 돈이 더 많고 그 격차가 충분히 크다면 여성이 남성보다 돈을 더 적게 벌고 있다 하더라도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소비하고 있고 더 부유하게 살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서구 선진국들의 시장 소비 통계를 보게 되면 전체 소비 금액의 대략 70%가 여성 소비라고 한다.

시장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2배 정도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뜻이다.

돈을 더 많이 벌고 있는 쪽은 남성인데, 돈을 더 많이 쓰고 있는 쪽은 여성이다.

외벌이로 한 달에 500만원 벌면서 30만원 용돈 받아 쓰는 퐁퐁남 남편은 아내보다 더 부유하게 살고 있는 것일까?

소득이 0인 아내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임금 격차'나 '소득 격차'가 중요한 게 아니라 '소비 격차'가 중요한 게 아닐까?

과연 남자랑 여자랑 어느 쪽이 더 부유하게 살다 죽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