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년 만에 맞붙은 미국 대선 1차 TV토론에 대해 미국 시청자 10명 중 6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기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CNN 방송이 27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스튜디오에서 열린 첫 TV 토론회가 끝난 후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 67%는 이번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더 나은 성과를 냈다고 답한 이들은 33%에 불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앙숙인 CNN 방송이 익명의 민주당 의원을 인용해 전한 한마디는 "우리는 망했다"(we're f**ked)였다.
이번 1차 TV토론에 앞서 동일한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55%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45%는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점친 바 있다.
특히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4년 전인 2020년 대선 1차 TV토론 이후 실시한 조사 결과와 딴판이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60%는 바이든 대통령(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이 승리했다고 답했고, 40%만이 트럼프 전 대통령(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보좌관을 지낸 CNN 정치평론가 밴 존스는 "보기에 고통스러웠다"(painful to watch)면서 "나는 바이든을 위해 일했지만 그는 전혀 잘하지 못했다"며 답답해했다.
90분간 진행된 TV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패배자(Loser)', '호구(Sucker)'라고 불렀고, 트럼프 전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을 '이 자(This guy)'라며 지지 않았다.
호의적 평가에 있어 이번 토론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부정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호의적 평가는 토론회 전 37%였으나, 토론회가 끝난 이후 31%로 하락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호의적 평가는 토론회 전 40%였다가 토론회 이후 43%로 약간 올랐다.
다만 대다수 유권자는 이번 토론이 11월 대선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응답자 10명 중 8명(81%)은 이번 토론이 '대선 선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답했다. '다시 생각하게 했지만, 마음을 바꾸지는 않았다'고 답한 이들은 14%였고, '누구에게 투표할지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고 답한 비율은 5%에 불과했다.
이외에도 응답자 약 57%는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운영능력을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고, 44%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 능력에 불신을 표했다.
'국가를 이끌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응답자 36%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많은 신뢰를 갖고 있다고 답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서는 14%만이 신뢰를 갖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번 토론을 통해 대통령직 수행능력에 대한 우려를 더 잘 해결한 후보로 응답자 48%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23%는 바이든 대통령을 꼽았다. 22%는 두 후보 모두 우려를 잘 해결하지 못했다고 답했고, 7%는 두 후보 모두 우려를 완화하는 데 잘했다고 답했다.
아울러 응답자 48%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만 투표를 고려하겠다고 답했고, 40%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만 투표를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2%는 두 후보 모두를 고려하고 있으며 11%는 둘 모두에게 투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CNN이 SSRS에 의뢰해 1차 TV토론을 시청한 등록 유권자 565명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5.5%p다.
한편 미국 언론은 대체로 바이든 대통령이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은 빠르게 말했고, 두서없이 답변하는 것처럼 보였으며 말끝을 더듬거렸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많은 유권자가 트럼프의 에너지·활력과 자기주장을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바이든의 현저한 차이를 기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토론 시작과 함께 목을 가다듬거나 기침을 여러 번 했고, 이후에도 쉬고 작은 목소리로 토론에 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가 마지막에 무슨 말을 했는지 정말 모르겠고, 그도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는 것 같다"라며 공격했다.
NYT는 "수개월 동안 끓어오르던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에 대한 우려는 토론이 끝나기도 전에 대중의 시야에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 측은 바이든 대통령이 감기에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토론 때보다 덜 격앙되고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NYT는 "이날 토론에서 트럼프는 절제하고 집중했다. 2020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교훈을 얻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결과에 바이든 대통령의 향후 지지율 추이에 따라 후보 교체론이 본격화될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됐다. 2020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앤드루 양은 소셜미디어에 "민주당은 더 늦기 전에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고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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