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들이 20일 줄줄이 당 대표 출마 선언을 예고하면서 전당대회 구도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간 잡음이 일었던 친윤(친윤석열)·반윤(반윤석열), 친한(친한동훈)·반한(반한동훈) 등 계파 논란을 뒤로 하고 이들은 한목소리로 '당정협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날 국민의힘에서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윤상현 의원의 출마 도전이 잇따라 발표됐다.
원 전 장관과 한 전 위원장은 오는 23일, 윤 의원은 21일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나경원 의원도 이번 주말까지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4파전으로 흘러가자 당에서는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 프레임에서 벗어나 컨벤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줄곧 하마평에 오른 유승민 전 의원도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계파 정치에 부담감이 역력해 보였던 당권주자들은 이날 만큼은 출마 결심을 밝히면서 당정 협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원 전 장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전당대회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당정일체'에 방점을 뒀다. 원 전 장관은 "지금은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온전히 받드는 변화와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 과제인 한 전 위원장도 용산과의 대립각은 피하려는 분위기다. 특히 한 전 위원장은 최근 "용산과 기싸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위원장의 측근인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MBN 유튜브 '지하세계-나는 정치인이다'에 출연해 '윤-한' 관계 회복 계획을 두고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협력 관계로 가되 그 협력 관계의 전제는 양방향 소통이 가능해야 된다"며 "양쪽이 서로 문을 열어야 한다. 마음의 문, 소통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출마 선언이 임박한 나경원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추경호 원내대표 주재 중진 회동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결정의 시간, 결정의 때는 차오르고 있다"며 "이기는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결국 정부도 같이 성공해야 된다. 그래서 당정은 서로 불필요한 갈등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저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나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도 당정의 원만한 관계 유지를 역설했다. 그는 "저희가 대통령을 잃고 나면 지금은 사실 반헌법적인 법안을 통과시키면 저희가 마지막 대통령의 거부권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때 가면 대통령 거부권도 없다"며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대통령과 차별해야 내가 다음 대권을 갈 수 있겠다', 이런 당대표가 돼서는 정말 우리 당에 미래도 없고 대한민국에 미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일찌감치 "친윤은 포용 대상"이라며 유화적인 발언을 이어왔다. 윤 의원은 지난 14일 "친윤 타도에 반대한다. 같이 가야만 하는 포용의 대상"이라며 "친윤, 비윤, 반윤 다 함께 가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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