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필리핀 깜짝 방문해 정상회담 가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필리핀을 예고 없이 방문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AP통신 등은 필리핀 대통령궁 홍보실에 따르면 양국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양국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에서 마르코스 대통령이 이달 15~16일 스위스 루체른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국제평화회의’에 참석하기로 한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그는 "우리의 평화 조치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듣게 돼 기쁘다”며 “이것은 매우 강력한 신호"라고 말했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마닐라에 대사관을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이후 필리핀에 도착했다.

당초 샹그릴라 대화 기간 마르코스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 초청하려고 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았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마르코스 대통령을 직접 만나 초청하기 위해 필리핀 방문을 결정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한편, 지난달 31일부터 사흘간 열린 샹그릴라 대화에서 양국 정상은 모두 중국을 비난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개막일 기조연설에서 "필리핀과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남중국해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한 비전이 있지만 다른 주체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며 중국을 겨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연설 이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다른 국가와 지도자들에게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 참석하지 말라고 압박하며 이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