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 당시 돈봉투를 받거나 살포한 사실을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전 민주당 대표)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돈봉투 수수 및 살포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송 대표 측 주장과 전면 배치되는 진술이다.
2021년 당시 송영길 경선캠프에서 조직본부장을 맡은 이 전 부총장은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 심리로 열린 송 대표의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부총장은 이날 재판에서 "선거 캠프에 (돈을) 가져온 사람들의 의도가 너무 분명해서 필수적으로 보고하는 것이 관례"라며 "이는 모든 선거캠프의 불문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돈을 건넨 사람들은) 후보의 반응이 어땠는지에 대해서도 굉장히 궁금해하기에 100만 원이나 200만 원 같은 경우도 빼놓지 않고 보고하고 그 반응을 다시 알려주는 것이 필수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해 3월30일께 이성만 무소속 의원에게서 1000만 원을 받아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과 함께 지역본부장들에게 나눠준 것에 대해서도 송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이 전 부총장은 '보고를 받은 송 대표의 반응은 어땠냐'는 검찰의 질문에 "으레 있을 수 있는, 해야 할 일을 한 것에 대한 일상적인 반응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대표에 당선된 송 대표가 해단식 자리에서 사업가 김모씨를 콕 찍어 감사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씨가 경선 자금 명목으로 송영길 캠프에 5000만 원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부총장은 "송 대표가 특별히 김씨에게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며 "김씨는 스스로 자신은 총알·자금 담당이라고 말했는데 우리끼리 농담 삼아 김씨를 놀리기도 하고 부럽다고 왁자지껄하게 이야기했다"고 증언했다.
이 전 부총장의 이같은 진술은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씨의 주장과 배치된다. 김씨의 5000만 원을 직접 받았다고 인정한 박용수씨는 지난 22일 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수수 사실을 송 대표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며 이 전 부총장과 배치되는 주장을 했다.
한편 송 대표는 "돈봉투 사건 발생에 대해 저의 정치적 책임이 있어 송구하다"면서도 "법률적으로는 관여한 바 없고 전혀 모르는 사건"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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