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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5.18 막말'은 패스, 왜 한동훈만 때리나" … 진중권, 생방송 중 하차 선언

뉴데일리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고정패널로 출연 중인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생방송 중 해당 프로그램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하며 하차를 선언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마디로 이 프로그램이 야당 대표의 발언 논란은 다루지 않으면서 여당 수뇌부의 발언만 꼬집어 비판하는 것은 언론답지 못 하다는 취지.

출연자가 방송 도중 '자진 하차'를 선언한 것은 이례가 없는 일로, 진 교수는 지난 15일에도 한 여권 인사과 '언쟁'을 벌이다 진행자인 박재홍 아나운서로부터 제지를 받는 등 프로그램 측과 마찰을 빚어왔다.

지난 28일 방송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야권을 겨냥해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발언한 내용이 도마 위에 오르자, 진 교수는 "일단 '개같이' 뭐 이런 표현을 강조하는 것 같은데, 저는 좀 안 그랬으면 좋겠다"며 최근 논란이 됐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5.18 관련 발언'은 건너뛰고, 한 위원장의 발언만 비판하는 것은 형평성이 너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가 뭔 얘기했습니까? 5.18 희생자들 패러디했거든요. 희화화했습니다. 그런 발언은 여기서 안 다뤘죠. 그 다음에 얼마 전에 '입양 가족' '계모'라는 발언했잖아요. 여기서 안 다뤘잖아요. 그런데 오늘은 '개같이'라는 발언을 다룬단 말이죠."

앞서 이 대표는 전북 군산 유세장에서 "광주에서 온 사람들 잘 들어. 너네 옛날에 대검으로, M16 총으로 쏘고 죽이는 것 봤지. 너 몽둥이로 뒤통수 때려서 대가리 깨진 것 봤지. 조심해. 농담이야"라며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을 패러디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를 두고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22일 "이 대표의 5.18 관련 발언은 충격적"이라며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언어로 신군부의 시민 학살을 묘사했다"고 날선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 대표는 지난 27일 유튜브 방송에서 "정부라는 것이 든든한 아버지, 포근한 어머니 같아야 하는데, 지금 정부는 회초리를 든 무서운 의붓아버지 같다. 매만 때리고 사랑은 없는 계모 같다. 팥쥐 엄마 같다"고 말해 '재혼가정'을 비하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진 교수는 "그런 걸(한 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하려면 이 대표의 이러한 발언도 같이 소개해야 한다"며 "그걸 소개 안 하려면 이것도 무시해야 한다. 이런 건 가십거리로 가야 한다. 저는 둘 다 안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박재홍의 한판승부' 제작진이 <'개같이' 거칠어진 한동훈, 국민의힘 수세 몰렸다?>는 자극적인 문구를 '영상 썸네일'에 올린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저는 이런 발언들은 '공론의 장'에 올라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이것 자체가 문제의 본질을 희석시키기 때문에 저는 거기서 아무 얘기도 안 했는데…, 오늘 이걸 달고 썸네일도 그렇게 딱 단 걸 보니까. 화가 나요. 우리 언론입니다. 이렇게 하면 안 돼요. 우리가 방심위를 비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런 짓을 우리가 하면 안 되죠. 공정해야 됩니다."

이 같은 진 교수의 비판에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은 "이 대표의 경우 거친 표현들이 많았기 때문에 다루지 않은 것이고, 한 위원장은 이런 표현을 쓴 게 이례적이라 다룬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단 썸네일('개같이' 거칠어진 한동훈…)은 띄어쓰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재명 대표는 지금까지 거친 표현들이 많았거든요. 이재명 대표가 얘기했던 '계모'라든지, '팥쥐엄마'를 얘기하면서 나왔던 표현들이 부적절하죠. 부적절한데 사실은 그전에도 그런 표현들이 많았기 때문에 별로 안 다뤘다고 생각하고…. 한동훈 위원장은 사실 이런 표현을 안 썼다가 썼기 때문에 혹시 뭐가 있는지, 이게 계획된 발언인지 아니면 실언인지. 실언이라면 집권 여당이 어떤 상황이기 때문에 한 위원장이 거친 표현을 쓴 것인지, 이런 면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고 봐요."

그러자 진 교수는 "원래 '그런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니 막말을 해도 뉴스 가치가 없다고 넘어가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막말을 하면 비판하는 게 올바른 언론의 자세냐"고 따져 물었다.

"아니, 제1야당의 대표가 말이죠, 5.18 희생자를 패러디하는 걸 했단 말이죠. 이 사람은 원래 막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니까, 이게 뉴스 가치가 없는 겁니까? 그러면 그렇게 넘어갈 수 있는 겁니까? 평소에 (막말을) 안 한 사람이 한마디 하면, 이걸 썸네일로 때리고, 이러는 것들이 올바른 언론의 자세입니까? 저는 아니라고 봐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내 윤리적 직관에는 이건 아닌 것 같아요."

진 교수는 "('5.18 발언'이나 '계모 발언'도) 라이브로 틀었어야 되는 발언"이라며 "그 발언을 들으면 얼마나 천박한지 아느냐? 계모 발언도 얼마나 천박한지 아느냐? 우리는 한 번도 라이브로 안 틀었다. 그런데 이런 (한 위원장 등 여권 인사의) 발언들은 꼭 라이브로 틀더라. 저는 안 그랬으면 좋겠다."

진 교수의 비판 수위가 점점 높아지자 잠자코 있던 진행자, 박재홍 아나운서가 나섰다.

박 아나운서는 "제작진의 아이템 선택에 대해 원색적으로 말씀하셔서 당황스럽다"며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아니, 이재명 대표에 대해 저희가 비판을 안 했느냐"며 "진 교수가 여태껏 이 대표를 비판했을 때 저희가 제한한 적이 있었냐"고 물었다.

이에 진 교수는 "계속 제한했다. 계속 말 끊고. 그 다음에 뭐냐? 질문지에 없는 질문들을 갖다가 사회자께서 하고 그랬다"며 "제가 그냥 웬만하면 넘어갔었는데, 오늘 건 딱 보니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저는 이런 방송 못 하겠다"고 하차를 선언했다.

박성태 실장이 "없었던 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건 사람의 생리"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진 교수는 "언론으로서 공정하지 못한 태도"라며 "이 프로그램을 더 이상 못할 것 같다"고 하차 의사를 거듭 밝혔다.

"공정함이라는 게 있어야 되는데 이게 공정하냐고요. 그러면 막말 맨날 하는 사람은 막말을 맨날 해도 되는 거고. 그건 비판 안 해도 되는 거고. 원래 막말 하는 사람이니까 비판의 여지가 없고. (박 앵커가 '그만하자'고 말하자) 지금 이러잖습니까. 저는 그러면 이 방송 못하겠습니다. 저는 그만할게요, 이제. 저도 제작진한테 이미 말씀을 드렸는데 저는 이 편 드는 것도 싫고 저 편 드는 것도 싫거든요. 언론은 투명해야 된다고 봅니다. 공정해야 된다고 보고, 그런데 저는 상당히 이게 공정하지 않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저는 못할 것 같아요. 이 방송을 이제는."

이어 박 아나운서가 "그동안 사회자로서 충분히 말할 수 있도록 항상 기회를 드렸고, 항상 양 패널이 동시에 말할 수 있도록 해 왔다"고 자부하자, 진 교수는 "문제는 저분들, 저쪽에 앉은 분들이 항상 민주당 편만 들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진 교수는 "저 같은 경우는 오히려 정부를 비판하다가 방심위 제제를 받은 상황"이라며 "그렇다면 여기도 거기에 맞는 사람이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공정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이러한 사소한 것들을 다루고 라이브 음성으로 내보냈으면, 그쪽도 마찬가지로 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게 부당한 요구인가"라고 거듭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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