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 민주당을 탈당한 비명계 의원들이 이끄는 '미래대연합'이 4일 '새로운미래'라는 당명으로 공동 창당했다. 하지만 창당에 이원욱·조응천 의원은 참여하지 않아 시작부터 제3지대가 휘청이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제3지대에 대한 낮은 지지율도 '동력 위기'라는 의견에 힘을 보탠다. 특히 개혁신당을 이끄는 이준석 대표가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를 비방하면서 '빅텐트'는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새로운미래'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출범 소식을 알렸다. 새로운미래의 공동 대표로는 이 전 대표와 김종민 의원이 선출됐다.
그러나 이 의원과 조 의원은 "더 큰 통합을 위해 오늘 저희는 합당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창당 행사에도 불참했다.
이들은 "새로운미래에 참여하는 것은 영혼없이 몸만 얻어 주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통합을 위해 신명나게 일할 수 없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통합의 원칙은 수평적 통합, 열린 통합이다"며 "새로운미래와 통합을 추진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지만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은 당명을 두고도 갈등을 드러냈다. 가칭으로 개혁미래당(일명 '개미당')이 결정되자 새로운미래의 당원모임인 민주주의실천행동 회원들이 "당명공모를 왜 하지 않느냐"며 당 지도부의 답변을 요구했다.
하지만 당권을 둘러싼 알력 다툼이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 사이에서 이견이 분출하는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을 행사할 당 대표직을 두고 미래대연합은 이낙연 전 총리가 공동 창당시 물러날 것을 요구했고 이에 대해 새로운미래 측이 격렬히 반발했다는 해석이다.
제3지대에 대한 국민들의 낮은 지지율도 걸림돌이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개혁신당과 '이낙연 신당'에 대한 2월 1주 차 정당 지지도는 각각 3%로 집계됐다. 개혁신당과 이낙연 신당을 합쳐도 산술적으로 6%에 그치는 셈이다.
앞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양향자 의원이 개혁신당으로 중텐트를 구축한데다, 각 진영이 진보·보수를 대표하며 지향점이 다른 것도 제3지대가 '빅텐트'로 이어지기 힘든 요소로 볼 수 있다.
이준석 대표가 연일 '새로운미래'를 향해 날선 발언을 이어가는 것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전남 순천시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개혁미래당(새로운미래)에 실망했다. 그분들이 방송에 나오면 이준석 이야기밖에 하지 않는다"며 "저는 그분들에게 개혁당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지금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다를 것 없이 가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2일에는 "통합이나 연대를 하려면 어떤 상황이 돼야 한다, 또는 이런 상황은 문제인 것 같다는 것을 전달했지만, '네가 통 크게 화답해야지'라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예를 들어) 우리가 전광훈 목사와 통합을 하자 주장하면 받을 수 있느냐'고까지 말했는데, (이낙연 대표 측은) 3당을 안 겪어봐서 '그런 게 뭐 대수냐, 무조건 통합하면 되지'라고 가볍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만일 이들이 각자도생을 선택하면 '기호 3번'을 두고 쟁탈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현재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에는 현역의원이 각각 1명씩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서 '컷오프'(공천배제) 대상자가 정해질 경우, 각자 개혁신당이나 새로운미래에서 '이삭 줍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정치권에선 제3지대의 빅텐트 구성 계기가 마련될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는 의견도 있다. 거대 양당이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결론이 내려질 경우 제3지대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 장벽이 높아진다. 기존 병립형은 전국에서 정당 득표율이 3%만 넘으면 되지만, '권역별'로 나누면 최소 7% 이상 득표해야 1석을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당 득표율을 얻기 위한 제3지대 빅텐트 정당이 구성돼, 거대양당과 지지율 싸움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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