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분당 수순… 이낙연 11일 탈당, '원칙과상식'도 주내 최후 통첩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11일 탈당을 예고하면서 민주당 분당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민주당 내 비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도 이번 주 중 이재명 대표에게 최후통첩을 보내며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 측은 8일 공지를 통해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1월11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7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후 "저도 거취에 대해서는 분명히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주 후반에는 제가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탈당을 예고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탈당한 뒤 곧바로 신당 창당을 추진할 전망이다. 문재인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은 사실상 '민주당 분당'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 피습 후 신당 창당이 주춤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총선을 3개월여 앞둔 만큼 속도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이 전 대표 탈당이 다른 민주당 현역 의원들의 연쇄 탈당으로 이어질지 여부다. 특히 이 전 대표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 지역 의원들의 신당 합류 가능성에 관심임 쏠린다. 현재까지 원외 인사로는 최성 전 고양시장과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 등이 신당 참여 뜻을 밝혔다.

이 전 부의장은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피습당한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만 총선 시기는 정해져 있지 않나"라며 "이 대표가 빨리 회복되기를 기원하지만 이를 정치적인 계기로 써먹으려고 하는 것도 순수하진 않다"고 말했다.

이 전 부의장은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는 "(이낙연 신당에) 현재 현역의원 7~8명 정도가 관심이 있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호남 현역 의원의 신당 합류 가능성과 관련 "현역 정치인들은 생각할 것이 많고 정리할 것이 많은 분들이다. 그것을 남이 말하는 것은 큰 결례이며 참여해 주시길 바라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 체제에 반기를 든 '원칙과상식(이원욱·김종민·조응천·윤영찬)'의 행보도 주목을 받는다. 이들은 이번 주 이 대표에게 전향적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날린 뒤 공동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공동행동에는 △당에 남아 경선 참여 △불출마 △탈당 △신당 합류 등 선택지가 있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아직 4명 의견이 다 안 모였다"며 "결단의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탈퇴한다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신당 창당 추진 세력을 묶어 세우는 데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이낙연 신당' 합류에도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이 민주당 분당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역 의원들이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지금 신당 창당에 합류하겠다고 밝힌 사람들 대부분은 '올드보이'다. 민주당 출마가 안 되니까 그 길로 가는 것"이라며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다. 이 전 대표가 나가도 당에는 큰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한 의원은 "'이낙연 신당'에 대한 호남 분위기가 아주 안 좋다. 호남 사람들은 2016년 안철수 신당 경험으로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려면 제1야당이 똘똘 뭉쳐야 된다는 생각이 아주 강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호남 의원들은 신당 합류에 동조할 의원들이 거의 없을 거다. 그게 호남 정서"라며 "정치하는 사람들이 호남 주민들의 뜻을 거스르고 신당에 갈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호남 지역은 최근 친명계 원외 인사들이 줄지어 비명계 현역의원 지역 출마를 노리면서 총선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광주 광산갑을 지역구로 둔 이용빈 의원은 지난해 12월 민주당 단톡방에 인터넷상에서 유포되고 있는 '호남 지역 친명 출마자 12명 추천 명단'을 올리며 "치졸한 민주당 텃밭 호남의 창피한 현실"이라고 개탄하기도 했다.

한편, 이낙연 전 대표는 오는 9일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총선 연대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준석 전 대표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