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보수참칭' 이준석 첫 정강정책, 민주당 방송장악법 지지?"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이 첫 번째 '정강정책'으로, 지난해 국회에서 부결된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비슷한 취지의 정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강행처리했던 이 법안은 공영방송(KBS·MBC·EBS) 이사 추천권을 직능단체 등에 부여해 '정치적 후견주의'를 배제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으나, 결과적으로 야권에 우호적인 세력이 경영권을 틀어쥘 공산이 커져 사실상 '민주당이 방송을 영구장악하기 위한 개악(改惡)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언론노조 측과 언론 정책 관련 대화"

앞서 페이스북 계정에 "언론사의 지배구조가 최소한의 민주적 구조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언론민주화, 언론자유화에 대한 정책을 내겠다"는 글을 올렸던 이 위원장은 지난 3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 한판열전'에 출연해 자신이 구상 중인 언론 관련 정책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언론노조 측과 제가 구상하고 있는 정책이라는 것들이 합리적인지 등을 얘기했는데, 많은 주체들이 동의를 했다"며 "채널에 대한 승인권, 인허가권 자체를 국가가 가지고 있는 상황 자체가 굉장히 언론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 많은 자본이 투입되기 위해 '인허가제'보다 오히려 다른 방법들이 있지 않을까?' 그런 고민도 하고 있다"고 밝힌 이 위원장은 "왜 맨날 우리가 KBS·MBC 사장 선임을 가지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큰 홍역을 겪어야 되는지 의문"이라며 "공영방송은 국가와 정치권이 모든 전권을 휘두르는 모양새로 가고 있고, 또 민영방송 같은 경우에는 사주가 영향을 끼치는 건 당연한데, 저는 그것만이어서도 좀 곤란하다는 관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힘 전 대표가 민주당發 개정안에 동조?

이 같은 이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같은 날 MBC노동조합(3노조, 비상대책위원장 오정환)은 "국민의힘 당대표 시절 '내로남불' '소수노조 탄압' '사내 인권유린'의 대명사인 MBC언론노조에 대해 '꿀먹은 벙어리'로 일관해 왔던 이 위원장이 탈당하자마자 만든 신당의 제1호 정강정책이 민주당이 제출한 방송영구장악법의 통과라고 한다"고 쏘아붙였다.

MBC노조는 "이 법안은 수차례 MBC노동조합이 성명을 통해 밝힌 것처럼 방송기자연합회·PD연합회·방송기술인연합회와 좌파가 다수인 학회 등에 '공영방송 이사 추천권'을 줘, 좌파정권이 들어서든 우파정권이 들어서든 좌파가 원하는 사람들을 공영방송 다수 이사로 선임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민주당이 방송을 영구장악하도록 길을 터주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이 위원장이 '공영방송을 민주당의 품에 안겨주는 정강정책'을 제1호로 발표한 이유는 자신을 비롯해 신당에 참여한 정치인들의 '본업'인 방송 출연을 보장받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보수참칭' 정치인들의 호구지책은 방송 출연"

그동안 이 위원장과 천하람 개혁신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등이 지상파 방송에 단골 출연해 정부나 대통령을 폄훼하는 독설을 쏟아내 '보수참칭 패널'로 지목받아왔다고 꼬집은 MBC노조는 "신당에 참여하는 천아인(천하람·허은아·이기인)은 한 번도 지역구 총선에서 승리해 당선된 사실이 없고, 이번 총선에도 비례대표를 노릴 확률이 높은데, 혹시라도 낙선할 경우 이들의 호구지책은 역시 '방송 출연'"이라며 "정치인들의 생계를 보장해주는 대신 방송법안 통과를 지지해준다는 부당거래 의혹이 든다"고 추정했다.

MBC노조는 "그래도 명색이 대한민국 보수정당의 대표였던 자가 친정을 박차고 나가 신당을 만들면서 민주당의 방송영구장악법을 옹호한다는 것을 1호 정강으로 내세우다니 기가 차고 헛웃음만 나올 뿐"이라며 "이제 '커밍아웃'을 할 때가 된 것 같다. '보수참칭' 그만하고 '좌파 정치인'이라고 신세대 정치인답게 시원하게 실토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