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김문수 지산데~” 119에 걸려 온 전화 한 통 [그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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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근무자는 “왜 그러십니까”라고 물으며 “이 전화는 비상전화이니 (물어볼 것이 있으면) 일반전화로 하라”고 답했다.
김 지사는 근무자에게 “이름이 뭐냐”고 물었고, 대답을 하지 않자 불쾌하다는 듯 “왜 이름을 가르쳐 주지 않느냐”고 따졌다. 하지만 근무자는 답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김 지사는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는 다른 근무자와의 통화에서도 이름과 직위를 물어본 뒤 “좀 전에 전화 받은 근무자의 이름이 뭐냐”며 집요하게 캐 물었다. 이번에도 근무자는 장난전화로 판단해 전화를 종료했다.
김 지사는 두 번의 전화에서 모두 9차례에 걸쳐 신분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도소방재난본부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고, 도소방재난본부는 해당 상황실 근무자 2명을 포천과 가평소방서로 인사발령을 냈다. 자신의 직위와 이름을 대지 않고 먼저 전화를 끊은 것이 근무규정 위반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일이 뒤늦게 알려지며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쳤다. “119로 전화를 했으면 긴급한 용건만 말을 해야지 왜 근무자의 직위와 이름을 따져 묻느냐” “장난전화에 수없이 시달리는 근무자들이 누군가 자신이 도지사라고 하면 무조건 굽실거려야 하느냐”는 비판이 쇄도했다.
특히 김 지사가 자신의 트위터(현 엑스)에 “근무자들이 기본이 안된거죠”라고 밝히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했다.
게다가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사건이 발생한 이후 해당 대화 내용을 관내 소방관 5000여명에게 이메일로 보내 친절하게 전화를 받으라고 지시한 것까지 알려지며 김 지사의 목소리를 익히라는 조치 아니냐는 과잉 충성 지적도 빗발쳤다.
결국 김 지사는 두 소방관의 원대 복귀를 지시하고 직접 만나 사과의 뜻을 전했다. 사건은 이렇게 일단락 되는 듯했으나 뒤끝이 남아 있었다.
경기도는 2013년까지도 온라인에 쏟아진 수많은 패러디물을 명예훼손으로 신고해 삭제되도록 작업을 벌였다. 특히 도의 신고는 ‘명예훼손죄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자체 법률검토 뒤에도 지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는 패러디 물을 게시한 누리꾼의 이메일을 추적해 직접 삭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독선과 교만함의 상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