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당에서 험지 출마를 요구한다면 그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내년 총선에서 당 텃밭인 서울 강남갑으로 나서지 않겠다는 뜻이다.
태영호 의원은 29일 입장문을 통해 "총선 승리를 위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서울 강남갑 재출마를 고집하지 않겠다"고 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서울 강남갑 지역에 전략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강남갑은 전통적인 국민의힘 계열 정당의 텃밭으로 지역 연고가 없는 탈북민 출신이 도전했음에도 태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18%가 넘는 득표율 차이로 따돌렸다.
태 의원은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탈북민 최초로 여당 최고위원이 됐다. 그러나 제주 4·3 폄하 논란 등으로 최고위원직을 자진 사퇴했고, 지난 5월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3개월 징계를 받았다.
징계를 받은 데다가 텃밭에서 당선된 바 있는 만큼 서울 강남갑 대신 당에서 출마를 권유하는 수도권 험지에 뛰어들어 정치 인생의 반전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태 의원은 "최근 정치권에서는 우리 국민의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놓고 '김기현 체제로 계속 가야 한다', '비대위로 가야 한다' 등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지금은 현 지도 체제로 질서 있는 전진을 해야 할 때"라고 김기현 지도부와 각을 세우지 않았다.
이어 "현 지도부를 흔들고 비대위가 들어선들 정작 해야 할 변화와 쇄신을 위한 논의를 할 수 있겠느냐"며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내년 총선이라는 큰 싸움을 앞둔 지금은 장수를 교체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2024년 총선은 물론 2027년 대선까지 승리를 이어가야 한다"며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한다. 이런 큰 그림을 봐야 할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선당후사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태 의원은 채널A 방송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도 "강남갑은 당에서 전략공천만 주면 되는 곳인데 당에 아무런 기여도 없는 나를 (지난 총선에서) 전략공천 줬다"며 "당에서 험지에 가라, 어디에 가라고 하면 저는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할 결심에 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에서 내려와서 정치도 못 해본 사람을, 당 후보군이 서울에서 신의주까지 서 있는 강남갑에 전략공천 했다"며 "지금은 사익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닥치고 총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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