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출마를 공식화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종로구 현역인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에게 '양해를 받았다'고 발언한 가운데 정작 당사자인 최 의원이 불쾌함을 드러냈다.
최 의원은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하 의원이 '부산에서 불출마 하겠다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하고 당 현안에도 목소리를 내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래서 제가 밥 한번 먹자고 했다"며 "(하 의원에게) 수도권 험지 출마한다는데 어디를 염두에 두느냐고 물으니, '종로에 출마하겠다'고 했다. 전혀 예상을 못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그 자리에서 제가 항의하거나 말리는 발언을 안 한 것을 양해했다고 표현을 하니, 어떤 분들은 양보라고 오해해서 지역구에서는 저한테 항의하는 분도 있다"면서 "양해라는 표현이 애매하지 않나. '너그러이 받아들인다' 이런 뜻인데 (하 의원) 본인이 그런 식으로 받아들여 워딩하는 것은 좀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부산 해운대갑에서 3선을 한 하 의원은 10월7일 내년 총선에서 서울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정치적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험지 출마'를 시사했다.
하 의원은 험지 출마를 외쳤으나 27일 "종로에서 힘차게 깃발을 들고 우리 당 수도권 승리의 견인차가 되겠다"고 밝히며 서울 종로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하 의원은 종로구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최 의원님이 제가 도전한다는 말씀을 듣고 양해를 하겠다고 답변을 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하 의원의 '양해를 했다'는 발언과 관련 "제가 거기서 화낼 상황은 아니지 않나"라며 "화내거나 말리지 않으니까 하 의원이 '신사적이다'라는 뉘앙스로 말하길래 당신이 나와 종로 출마 여부에 대해 상의하겠다고 하면 해드릴 말씀이 많은데, 평생 정치하신 분이 여러 가지를 고려해 결정하고 나한테 이야기하는데 드릴 말씀이 있겠냐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전했다.
최 의원은 또 하 의원이 '종로는 험지'라고 주장하자 "거기(험지)에 희생하는 정신으로 나가는 것이 험지 출마의 본 뜻"이라며 "현역 의원이 있고 다들 나가고 싶어 하는 곳에 나가는 것을 과연 험지 출마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하 의원의 종로 출마에 대해서 종로 구민들이 굉장히 많이 화가 나 있다"고 주장한 최 의원은 "종로에 전혀 연고도 없는 상황에서, 또 현역의원이 어렵사리 당 조직을 추슬러가며 노력하고 있는데 본인(하 의원)이 나온다는 것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들이 많다"며 지역구 반응을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에서 저 이상 종로를 지킬 수 있을 만한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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