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초등학교 남학생의 인터뷰 자막을 잘못 달아 '남녀 간 싸움을 붙이는 뉴스를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은 MBC '뉴스데스크'가 이번엔 여성인 '가해 학부모'를 남성으로 묘사한 그림을 내보내 또 한 번 '남녀 갈라치기'를 시도했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23일 <교실 쳐들어가 수업중 교사 목조른 학부모‥"징역 1년, 법정 구속">이라는 제하의 리포트에서, 초등학생 아들이 학교폭력으로 신고를 당하자 학교로 찾아가 수업 중인 교사의 목을 조르고 폭언을 학부모에게 법원이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사실을 보도했다.
해당 리포트를 소개하는 앵커 배경화면에는 남자가 여자를 손으로 때리는 삽화가 등장했다. 남성 학부모가 여성 교사를 때렸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가해자인 학부모는 '여성'이었다. 이틀 전 '당근칼'의 위험성을 전하는 리포트에서 "여자애들도 다 해요"라는 남학생의 발언에 "여자애들 패요"라는 자막을 달아 초등학생을 '남성 혐오'를 조장하는 데 이용했다는 비난을 받은 뉴스데스크가 또다시 '성별로 사회를 분열시키려 한다'는 의혹에 휩싸인 것.
지난 주말 배포한 성명에서 이러한 사실을 거론한 MBC노동조합(3노조, 위원장 오정환)은 "방송 이후 인터넷상에는 뉴스데스크가 '당근칼 오보'에 이어 또 사실을 왜곡했다는 비난이 퍼져 나갔다"며 "다음 날 아침 뉴스투데이의 동일 리포트 앵커 배경화면에 피해자인 여교사의 삽화만 남아 있었던 점으로 미루어, MBC 뉴스룸 간부들은 전날 뉴스데스크 방송 직후 사고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MBC노조는 "그러나 사후 조치마저 제때 이루어졌는지 의문"이라며 "지난 24일 오전 인터넷에 게재된 시청자의 글을 보면 유튜브에서 해당 리포트를 삭제했을 뿐 홈페이지 리포트는 그대로 있다는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MBC노조는 "MBC는 뒤늦게 홈페이지의 앵커 배경화면을 바꾼 뒤 사과했지만, 사과문을 페이지 맨 아래에 붙여놓아 잘 보이지도 않는다"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듯하다"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연이은 방송사고에도 불구하고 해이해진 사내 근무 기강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리포트 기사에 '이 엄마의 행동'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CG담당자는 왜 가해자를 남자로 표현했는지 △취재부서와 CG부서가 '교사 폭행' 앵커 배경화면을 협의할 때 왜 이런 지적이 나오지 않았는지를 물으며 "따지고 문책하고 개선해야 쏟아져 나오는 이런 방송사고들을 막을 수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MBC노조는 "MBC 경영진은 지난 22일 '당근칼 인터뷰 자막 오보' 때 일에 너무 집중해서 사고가 났다는 식으로 해명했는데, 이번 '교사 폭행 삽화 사고'도 일에 더욱 집중하느라 사고가 났다고 발표할까 걱정된다"며 "특정 정치세력을 지지하는 동지라도 잘못을 했으면 공정하게 문책해야 조직이 존속할 수 있다"고 성명을 마무리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11/27/202311270009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