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영국 국빈 방문을 위해 김건희 여사와 함께 출국했다. 지난 5월 대관식을 치른 찰스 3세 국왕의 첫 해외정상 국빈 초청이자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의 국빈 방문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인 공군1호기 편으로 3박4일간의 영국 국빈 방문길에 올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지 이틀 만에 다시 순방 강행군에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은 20~23일(현지시간) 영국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한 뒤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막판 유치전을 위해 23~25일 프랑스 파리에서 머무는 관계로 이번 순방은 5박7일간 이어진다.
윤 대통령은 20일 오후(현지시간) 런던에 도착해 동포 간담회를 시작으로 영국 외교 일정에 돌입한다. 런던은 서유럽 최대 한인 거주지이기도 하다.
21일에는 영국 국빈 방문의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영국 왕실은 1년에 두 번 국빈을 맞이한다. 먼저 윌리엄 왕세자비 부부가 윤 대통령 부부의 숙소로 찾아와 환영식장인 호스가드광장으로 함께 이동하고, 윤 대통령은 최고 존경의 의미인 41발의 예포와 함께 왕실 근위대를 사열한다.
이후 환영 오찬 참석을 위해 찰스 3세 국왕과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으로 이동한다.
같은 날 오후에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와 웨스트민스터사원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고 영국의 한국전 참전용사를 격려할 계획이다. 영국은 6·25전쟁 당시 미국 다음으로 많은 8만1000명의 장병을 파병한 참전국이며, 1100명의 전사자, 2600명의 부상자로 인명 피해 또한 미국 다음으로 많았다.
윤 대통령은 또 이날 영국 의회에서 한·영 관계 역사와 미래 비전에 관해 영어로 연설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외국 의회에서 외국어로 연설하는 것은 지난 4월 국빈 방미 때에 이어 두 번째"라며 "현지 언어로 연설하는 것은 정치인뿐 아니라 그 나라 국민의 마음에 다가가는 시도"라고 했다.
연설에 앞서 영국 상·하원 의장을 포함해 일부 의원과 환담도 예정돼 있으며, 같은 날 저녁에는 버킹엄궁 국빈 만찬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22일 리시 수낙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한·영 정상회담에서는 디지털·AI·사이버안보·원전·방산·바이오·우주·반도체·해상풍력·청정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특히 미래 협력 방향을 담은 '한·영 어코드' 문건을 채택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양국 수교 이후에 두 나라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같은 날 한·영 비즈니스 포럼, 영국 왕립학회가 개최하는 한·영 최고과학자 과학기술 미래 포럼, 런던 금융특구 시장 주최 만찬에도 참석한다.
23일에는 '처칠 워 룸'을 방문에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을 직접 지휘한 현장을 둘러보고 찰스 3세 국왕과의 작별인사를 끝으로 영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국제박람회기구(BIE)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로 이동해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총력전에 나선다. 오는 28일(현지시간) 엑스포 개최지 투표를 앞두고 막바지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23~24일 양일간 BIE 대표 교섭 오·만찬 및 국경일 리셉션을 가질 계획이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BIE 28일 표결을 앞두고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국제사회에 영향력 있는 인물이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종 PT 발표자에 대해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PT하는 분을 미리 발표 안 하고 있다. 전략이 노출되고 경쟁국에서 대응책을 낼 수 있어서 고민하다 공유하지 않기로 했다"며 "국제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한 분이 PT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25일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이후 약 보름 여 뒤인 12월12~13일 빌헬름 알렉산더 국왕의 초청에 따라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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