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 "조기 해산설"→ "논의 안했다" 부인… 지도부는 '불쾌감'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제시한 혁신안과 '지도부·중진·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험지 출마' 권고안에 대해 당 지도부가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자 혁신위가 조기 해산까지 언급하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혁신위는 출범 초기 조기 해산을 염두에 두자고 언급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근에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거침없는 혁신위 행보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경북 구미에서 진행된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6돌 기념식'에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해체론과 관련해 "정제되지 않은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되는 것에 대해 당 대표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대표는 혁신위에 정제된 언행을 요청하며 다소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질서 있는 개혁을 통해서 당을 혁신하도록 권한이 부여된 것인데 일부 위원의 급발진으로 당의 리더십을 흔들거나 당의 기강을 흐트러뜨리는 것은 하지 않아야 될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좀 더 권한과 책임 사이의 균형을 잘 유지하는 정제된 언행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혁신위는 진화에 나섰다. 김경진 혁신위 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혁신위 발족 초기에 혁신위가 본래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면 조기종료도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이 위원간에 오고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시점에서 혁신위 활동을 조기종료하자는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된 바도 없었고 그와 관련된 합의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도 같은날 제주도를 방문해 국민의힘 제주도아 당직자와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견 중 하나라는 접을 강조하며 거리를 뒀다. 인 위원장은 "크리스마스 전에 잘 끝나야 하고 여러 혁신위원 의견이 많이 있다"며 "그 의견을 자유롭게 얘기하라고 (한다). 저는 그 분들 말 못하게 하는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는 혁신위가 불출마·험지 출마 권고 명단을 작성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인 위원장은 "난 무슨 리스트인지 모르겠다"며 "그 내용을 다시 한번 강하게 말씀드리는데 그런 일은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선대위도 아니고 그건 부적절한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중진 및 지도부로부터 권고안에 대한 응답이 없는 데 대해 "시간을 좀 주면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며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