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25일 '이포보, 여주보, 강천보를 지키는 모임'이 주관하는 '4대강 보 걷기' 행사에 참석했다. 지난해 12월 사면·복권된 이후 처음으로 재임 시절 조성한 4대강 보를 방문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2시 '이포보 걷기' 일정을 시작으로 왕대리 마을회관, 여주 강천보 한강 문화관을 순차적으로 방문했다. 지역 주민들은 '4대강 덕분에 홍수 피해가 적어 감사하다'는 취지로 이 전 대통령을 이번 행사에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는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전 특임장관)을 비롯해 류우익 전 대통령 실장, 하금열 전 대통령실장,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금래 전 여성가족부 장관 등 옛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 30여명이 동행했다. 이 외에도 이충우 여주시장, 김경희 이천시장, 16개 보 지킴이 위원장들을 포함한 일반 시민 400여명이 모여 행사에 열기를 더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단상에 올라 "16명의 4대강 지킴이 위원장님들을 보니 4대강 보를 지킬만한 충분한 능력과 패기를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4대강 보를 지켜줘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4대강은 정치적으로 이용돼선 안 된다"며 "세계 곳곳에서 홍수와 산불이 나고 있다. 이처럼 지구의 미래에 다가 올 기후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저는 이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늘 지켜보겠다"며 "4대강을 더 보완하고 관리해 완벽한 치산치수(治山治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야 된다"고 역설했다.
'4대강을 사랑하는 공동위원회' 박광석 위원장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강에는 흐르는 물이 있어야 하고 강은 인간이 관리해야 한다"면서 "강은 문명의 옷을 입어야 친한경적인 자연생태계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올해 장마와 집중호우로 4대강의 실효성이 입증됐다"며 "(4대강 사업) 덕분에 매년 발생하는 홍수 피해의 규모가 현저히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주시민들을 향해 "끝까지 4대강을 지켜주고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선 "문재인 전 정권은 4대강 사업의 역사적 사실을 지우고자 '역사 파괴'를 시도했다"며 "문 정권 5년 내내 (MB) 정권의 치적을 적폐청산으로 몰아내려 했다"고 비판했다.
이충우 여주시장은 "올해는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된 지 10년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께서 여주를 방문해 감회가 새롭다"면서 "4대강 16개 보 지킴이분들을 보니 진정한 애국자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어 여주시를 4대강 사업 전후로 비교하며 "과거 여주시는 매년 한강이 범람해 농경지 등이 물에 잠겨 인적·물적 피해를 걱정하며 살았지만, 4대강 사업 이후 여주시민들은 수재를 안 겪고, 가뭄이 들어도 물 부족 걱정을 안 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참석자들의 발언이 끝난 뒤 이 전 대통령은 여주사랑시민연합회로부터 4대강 사업과 관련, 감사패를 전달 받았다. 감사패에는 이 대통령 내외 사진과 함께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여주시민을 재해로부터 지켜주셔서 감사하다'는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한강문화관 인근의 강천보를 걸으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등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한편, MB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물 부족 해결과 수해 예방,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2009년 7월 영산강 유역을 시작으로 착공을 본격화했다. 4대강 유역 근처에 사는 지역 주민들은 홍수 피해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4대강 정비 사업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한때 사업의 추진 과정과 실효성 등을 두고 문재인 정권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사업이 위기를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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