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염수 방류' 앞두고 외통위 신경전…"통일장관 나가라" vs "왜 나가냐?"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하루 앞두고 소집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여야가 신경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없이 임명된 김영호 통일부장관을 상대로 퇴장을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노트북에 내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피켓 제거를 요구했다.

국회 외통이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이용선 민주당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야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면서 "민주당은 김 장관을 아예 상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했다. 김 장관은 회의장에서 나가고 차관이 대신 출석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김 장관의 자료 제출 부실과 대북관을 문제삼으며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했지만 윤 대통령은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없이 김 장관을 임명했다.

여당 간사인 김석기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 없이 장관을 32명이나 임명했지만 장관을 나가라고 한 적은 없다"면서 "(김영호 통일부장관은) 대통령이 법적 절차를 밟아 정당하게 임명했다"고 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 시작부터 남북 관계를 담당하는 통일부 장관보고 나가라고 하는 무리한 요구가 나오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며 "무의미한 논쟁과 논란을 계속 만드는 발언을 중단하고 회의 진행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여당은 민주당 의원들이 노트북에 내건 피켓을 문제삼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면서 각자 노트북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한다' '모두의 바다 우리가 지킵시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내걸었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호 외통위원장은 "불필요한 반입으로 회의 진행을 방해하면 안 된다는 국회법상 조항이 있다"면서 "의원들 스스로 피켓을 거둬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익 보호 차원에서 이 정도 메시지도 못 내느냐"고 맞섰다.

여야의 피켓 논쟁이 계속되면서 외통위 회의 개의 시간은 점점 뒤로 밀렸다.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면서 정작 오전 회의는 개의 30여분 만에 정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