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현 논란' 알면서도… 민주당 의원 7명, 초청받고 중국 또 갔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내정 간섭' 발언 논란 속에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이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 이후 민주당 의원 5명이 중국으로 떠나 '알현 방문' 논란이 된 가운데 추가로 향한 것이다.

이들은 모두 기존에 계획된 일정으로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하나, 여권은 외유성 중국 방문을 위한 "나라 팔아먹는 짓"이라고 지적했다.

"이럴 때일수록 만나야" 중국행 택한 민주당 의원들

민주당 도종환·김철민·박정·유동수·김병주·민병덕·신현영 의원은 15일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당초 국민의힘 의원도 참석하기로 했지만, 싱하이밍 대사 논란을 의식해 불참했다.

이들은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이 내려졌고 많은 부분이 정상화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한중 문화교류를 위한 국회의원 방중의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방중단 부단장인 박정 의원은 "저는 수년에 걸쳐 중국과 교류를 유지하고 있었다"며 "약 두 달 전에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티베트 자치구에서 문화교류를 위한 국회의원 방중을 저에게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싱하이밍 대사 논란을 의식한 듯 "지금 방중을 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 있는 것을 잘 안다. 저희도 싱하이밍 대사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주한 중국대사 발언 한마디에 모든 외교적 교류가 끊겨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그런 발언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양국의 우호적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더욱 필요하다. 이럴 때일수록 만나고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일정을 강행했다"며 "외교는 정치적 흑백 논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싱하이밍 부적절 의견 피력? "그것 때문에 가는 건 아냐"

방중단장을 맡은 도종환 의원은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차원의 의견 피력이 있을 예정이냐는 질문에 "그것 때문에 가는 건 아니다. 그런 게 있다면 우리 입장을 밝히겠다"며 "한중 간의 문화 관광 교류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자고 얘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오는 18일까지 체류하며 중국 정부 인사를 만나고 티베트에선 국제박람회를 둘러볼 예정이다. 앞서 민주당 내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소속 김태년·홍익표·고용진·홍기원·홍성국 의원은 지난 12일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지난 8일 내정 간섭 발언이 나온 이재명 대표와 싱하이밍 대사의 만찬 나흘 후다.

중국 방문 중인 홍익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중국에서 우리나라 국회 격인 전인대와 외교부, 싱크탱크 등 다양한 기관을 만났다"며 "외교 문제를 정쟁으로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에 대해선 "(중국 측) 주요 관계자들은 '중국에 베팅하지 않고 미국에 베팅한 건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한미동맹 관계는 오래전부터 인정하고 있다. 그걸 부인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특정한 나라에 줄을 서는 것보다는 조금 더 자국의 이익에 따라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국제질서가 형성되면 좋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싱하이밍 대사 발언이 일부 부적절했지만, 그렇다고 대사를 쫓아내자고 얘기하면 도대체 한중관계는 어디로 가겠느냐"라며 "정부나 여당은 한중관계를 국제단절까지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외유 한 번 하려 중국 돈 받고 나라 팔아먹은 짓"

국민의힘은 거듭된 민주당 의원들의 중국 방문에 개탄했다. 오래전부터 약속된 일정이었다곤 하나 주한 중국대사가 내정 간섭 발언으로 물의를 빚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초청으로 방문하는 것은 민주당의 '중국몽'을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중국 외유 한 번 하려고 중국 돈을 받고 나라 팔아먹는 짓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며 "이 사건은 외교참사를 넘는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단결된 힘으로 중국의 오만방자한 행태를 꾸짖어도 부족할 이때 중국이 낸 비용으로 방중단을 꾸려 중국을 향한 국회의원들이 있으니 이분들은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는 우리 국회의원이 맞기는 한 건가"라고 꼬집었다.

김예령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의 중국몽은 헛꿈에 불과하다. 사대주의에 젖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며 "저런 이들이 정권을 잡고 있었으니 중국이 대한민국을 하대하고 북핵 억제 골든타임도 놓친 것 아닌가"라고 의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