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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블 메이커 vs 홍카콜라'…홍준표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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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취임 1주년 이재명 대표 직접 만나
당 지도부 못하는 대통령실 비판으로 존재감 과시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꼽혀 영향력 커질 듯

 

홍준표 대구시장은 거침이 없다. 그는 스스로 '하이에나'가 아닌 '표범'이라고 칭했다. '무리(黨)의 정치'를 하지 않는다는 맥락이다. 홍 시장은 대변인이나 보좌진을 통하지 않고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창구는 자신이 직접 쓰고 고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이다. "할 말은 한다"는 정치 소신으로 30년을 버텨왔다. 이는 거침없는 말과 행동에서 드러난다. 그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꾼 폴리티시안(Politician)이 아닌 존경받는 원로 정치인 스테이트맨(Statesman)이 되겠다"고 했다.
 

'홍카콜라'와 '사이다 이재명'의 만남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주년 지난 10일, 홍 시장은 대구시청 자신의 집무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홍 시장은 서대구역과 광주 송정역을 잇는 '달빛고속철도'의 조기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정하는데 도움을 요청했고, 이 대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특히 이날은 윤 대통령이 취임 1년을 맞은 날인 만큼 당 안팎의 빈축을 샀다. 윤 대통령과 야당 당수가 만나는 '영수 회담'이 아직 성사되지 않은 만큼 홍 시장이 야당 대표를 만난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

압권은 홍 시장과 이 대표가 나눈 대화였다. 홍 시장은 이 자리에서 "어차피 (윤석열) 정부가, 집권 세력들이 정치에 노련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이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을 풀어나가야 한다"거나 "(국민의힘) 당 대표가 옹졸해서 말을 잘 안 듣는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홍 시장이 지난달 9일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출연한 MBC '100분 토론'에서도 "정치력 없는 대통령을 뽑았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중략

 

"홍준표, 차기 대선 염두에 둔 정치적 행보"



정치권에선 이번 만남이 홍 시장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야당 대표를 만나는 일은 이례적인 만큼 홍 시장이 차기 대권을 겨냥해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모양새로 비춰지면서다. 홍 시장이 지난해 대구시장에 당선된 이후에도 주요 정치 현안에 목소리를 높이는 등 여의도 정치에 여전히 관여하는 것도 차기 대선을 염두한 행보라는 후문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홍 시장은 현재 국민의힘 안에서는 가장 강력한 대선 주자"라면서 "본인은 그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지도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동반 하락한 만큼 여권에 대한 경각심을 위해 홍 시장이 쓴소리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평론가는 "할 말을 하는 홍준표가 지금 당과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한 상황에서 침묵을 지키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이라며 "당이 무너져버리면 홍준표도 없기 때문에 할 말은 하면서 내년 총선까지 관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 시기에 대통령실에 대해서 뭔가 쓴소리를 해야 하는 것은 당 지도부"라며 "그런데 당은 계속 대통령실을 옹호하는 분위기인 만큼 이를 비판하고 자정해주는 역학을 홍 시장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가 옳았다'



'홍준표가 옳았다'는 2019년 홍 시장이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시절 내걸었던 캐치프레이즈다. 실제 홍 시장은 이같은 구호가 현실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일례로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관련한 잇단 설화로 논란이 벌어졌을 당시 징계를 가장 먼저 주장했다. 하지만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김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주저했고,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설화까지 겹치면서 지지율이 대폭 떨어졌다. 결국 김 최고위원과 태 전 최고위원은 당원권 정지라는 징계를 받으면서 홍 시장이 주장대로 처분이 이뤄진 것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홍 시장을 겨냥해 "안 그래도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인데 말할 명분만 더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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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선을 넘지 않는 것도 홍 시장의 정치적 묘수다. 홍 시장은 대체로 당과 대통령실을 비판하지만,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는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은 사법절차를 관장하기 때문에 중요 범죄로 기소된 야당 대표를 만나줄 수 없지만, 나라도 찾아온 야당 대표에게 덕담해 주고 따뜻하게 맞아 주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썼다. 이 대표와 만남을 비판하는 여론이 쏟아지자 "편 가르기 패싸움에는 끼어들지 않겠다"면서 대통령을 옹호한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홍 시장이 윤 대통령에 대한 공세는 아직까지 자제하면서 지지층 관리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홍 시장의 여권에 대한 비판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엄 소장은 "현재 여당이 민심과 대통령 사이 가교 역할을 하기보다는 일방적으로 대통령실의 주문을 받아서 전달하는 역할만 하고 있다"면서 "차기 대선주자 관리도 당에서 해야 하는데 못하다 보니 홍 시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앞으로도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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