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많이 힘들죠" 묻자… 유동규 "아니요" 즉답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내놓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법정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다. 이 대표와 유 전 본부장이 직접 대화하는 광경이 연출된 것이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5차 공판에는 유 전 본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유 전 본부장에 대한 반대신문을 진행하던 도중 "웬만하면 얘기 안하려고 했는데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라며 직접 신문을 시작했다. 이 대표가 "많이 힘들죠"라 묻자 유 본부장은 "아뇨"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이 대표가 직접 그림을 그려가며 1000억이면 공원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는 내용의 유 전 본부장 진술이 잘못됐다는 취지로 질문을 던졌지만, 유 전 본부장은 "기억나실지 모르겠지만 시장실에서 시장님(이재명)에게 아이디어를 드렸다"며 "2013년 2월 설명회 이후 시장님과 제가 그림을 그려가면서 같이 설명했다"고 답했다. 이에 이 대표가 다시 "증인이 그린 것 아니냐"고 되물었고, 유 전 본부장은 "지사님(이재명)도 그리고 저도 그렸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이 대표가 "내가 그림을 그린 게 없어 보이는데, 내가 그린 게 어떤 거였냐"고 재차 물었고, 유 전 본부장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은 "제가 한 가지 또렷하게 기억하는 건 시장실에서 시장님하고 얘기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이 대표 측 변호사가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와 관련, "증인은 지난번 법정에서 '김 전 처장이 참석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참석했을 것이다'라고도 했다"며 "증인의 추측이 아니냐"고 다그치는 듯한 모습으로 따져 물었다. 그러자 유 전 본부장은 "잠깐만요. 답변을 계속 막으니까, 말하기 어렵네"라며 다소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피고인인 이 대표가 불출석한 채로 진행된 이날 오전 공판에는 전 성남시 교통기획과 공무원인 A씨가 2015년 1월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와 유 전 본부장, 김문기 전 1처장과 동행한 호주·뉴질랜드 출장과 관련해 진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