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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때 '김정은 암살' 추진했다… 아사히신문 마키노 기자의 '김정은과 김여정'

뉴데일리

"2000년대 중반 평양에 있는 고려호텔에서 추문이 터졌다. 저녁이 되면 김정철과 김정은이 여성을 데리고 왔다는 것이다. 고려호텔은 입구와 엘리베이터의 수가 적어 경호가 쉬운 데다, 다른 손님과 우연히 마주칠 가능성이 작아 고위층들의 '러브호텔'로 인기가 있었다. (중략) 김정일은 김정철과 김정은을 꾸짖으며 고려호텔 이용을 금지하라고 했다고 한다. 김정철은 얌전히 이 지시를 따랐지만, 원래 반발심이 강한 김정은은 이후에도 종종 여성을 데리고 고려호텔에 나타났다. (중략) 말을 듣지 않는 김정은에게 김정일은 격노했고, 부자간의 갈등이 심각해지자 중재역에 나선 사람이 김여정이었다고 한다."

마키노 요시히로 아사히신문 기자가 쓴 <김정은과 김여정>의 일부분이다. 아버지인 김정일의 반대에도 불구, 여성 편력을 주체할 수 없었던 김정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가 소위 '러브호텔'로 숱한 여성들과 출입을 반복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당시 부자간의 갈등을 김여정이 중재했다고 했다. 요시히로 기자는 김여정에 주목했다. "백두혈통의 독특한 존재"인 김여정은 '김정은의 건강이 불안하기 때문'에 갖은 정책적 실패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추측했다. 'Top 스페어'가 바로 김여정이라는 해석이다.

이 책은 김정남 암살의 내막에 대해서도 서술하고 있다. 2017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한 남성이 두 여성에게 독살당했다. 당시 공항 감시 카메라에 4명의 남성이 포착됐는데, 북한군 정찰총국 산하 19과 요원들이었다. 이들은 독극물 암살 공작을 전문으로 한다.

이들은 곧장 항공편으로 빠져나갔다. 북한 요원들은 김정남이 6일부터 13일까지 쿠알라룸푸르에 체류한다는 정보도 포착하고 있어 처음부터 암살할 장소를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즐겨 찾는 범행 장소의 하나가 암살 대상자의 집 앞이었으나, 김정남은 숙소인 호텔에 목격자가 많아 살해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김정남 살해가 정찰총국 요원들이 반드시 달성해야 할 Standing order(명령권자가 취소할 때까지 유효한 명령)였기에, 이들은 김정남이 마카오로 돌아가기 직전인 공항에서 '마무리'를 했다고 봤다. 국정원은 자기(김정은)를 위협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인간을 집요하게 배제하는 김정은의 성격을 반영한 범행으로 판단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김정은 암살 작전'을 추진했다고 저자는 밝혔다. 당시 한·미 양국은 박근혜 정부의 등장 직전인 2013년 2월에 북한이 강행한 3차 핵실험을 중대하게 바라봤고, 2차 한국전쟁이 1차 한국전쟁 같은 대규모 지상전이 아닌 핵전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지상전을 전제로 한 한·미 공동 작전계획 '5027'을 대체하는 북한의 핵 공격을 봉쇄하는 대규모 선제공격을 주축으로 한 새로운 작전계획 '5015'의 수립을 서두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북한이 2016년 1월 4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전직 한국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빌려 박근혜 정부는 이때 '김정은 제거'를 결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오바마 정부는 이에 반대했다고 한다. 저자는 오바마 정부가 "압력을 가하면서 대화로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썼다.

김정은 암살 방법으로는 운전을 좋아하는 성격을 역이용하는 방법 등이 거론됐다고 한다. 탈북자나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브로커 등을 접촉해 김정은이 자주 이용하는 제트스키와 항공기, 자동차 등에 농간을 부려 사고로 위장해 살해할 계획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은 김정은이 갑자기 행동을 바꾸거나 경비를 삼엄히 강화하면서 이뤄지지 못했다.

그리고 수개월 뒤인 2016년 10월, 이른바 '최서원(개병 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진다. 박 전 대통령은 이듬해 3월 탄핵됐다.

탁핵 직후였던 2017년 5월,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CIA와 국정원 등이 공모해 '생화학 물질'을 사용해 김정은 암살을 시도했다"는 북한 국가보위성 대변인 성명을 발표했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김정은 정치의 실태'와 '독재체제의 정체', '핵과 미사일의 행방' 등 북한의 현대사를 관통하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저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아사히신문 기자는 히로시마대학 객원 교수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는 <북한비록 군·경제·세습권력의 내막>, <르포 절망의 한국>, <한국을 지배하는 '공기'의 연구>, <전쟁 전야 미·북 협상에서 보인 일본유사>, <김정은의 핵이 북한을 멸망시키는 날>, <르포 단절의 한·일>, <북핵 위기! 전(全)내막>, <르포 김정은과 트럼프> 등이 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01/05/202301050016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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