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한국리서치, 한국정치학회·사회학회와 함께 2023년을 맞아 진행한 신년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합니다.
지난해 치른 두 번의 선거가 한국 사회에 던진 큰 질문은 한국의 유권자를 계속해서 진보, 보수의 틀로 분류하는 것이 적합할까, 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한국인의 인식에 대한 심층 온라인 조사를 했습니다.
■ 진보·보수도 아닌 한국인은 48%
이번 조사에서 자신이 진보인지 보수인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 28%는 진보, 24%는 보수라고 답했습니다. 진보도 보수도 아니라는 응답자는 절반에 가까운 48%로 가장 높았습니다.
진보나 보수라고 답한 집단이 실제로 진보적 성향, 보수적 성향을 갖고 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진보적 성향을 확인하는 질문, '부자에게서 세금을 많이 거두어 가난한 사람에게 주는 것은 당연하다'와 '기득권층이 지배하는 세상을 바꾸어야 한다'는 질문에 진보라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82%, 81%가 '그렇다'를 선택해 보수층(59%·65%)보다 높은 응답률을 보였습니다.
또 보수 성향을 묻는 질문, '한 국가의 통치자는 그럴 만한 운명과 능력을 갖고 태어난 사람이다'라는 질문에 자신이 보수라고 응답한 사람들은 58%가 '그렇다'고 답해 진보 응답자 38%보다 높았습니다.
반면, 진보와 보수가 비슷한 응답을 한 문항도 있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 보수 성향을 확인하는 질문에 진보 응답자 90%, 보수 응답자 94%가 동의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독재에 끝까지 저항해야 한다'는 진보적 가치에 맞는 질문에는 진보 응답자 87%, 보수 응답자도 79%가 동의했습니다.
자신을 스스로 진보, 보수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생각이나 가치관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인을 좀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개념과 가치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국인, '인간 관계' 54%·'현금·재산' 37% 중시
먼저,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좋은 인간 관계'라는 답이 54%로 현금과 재산' 37%, '신념' 9%보다 높았습니다.
좋은 인간관계 중에서도 '가족 우선'이라는 답이 41%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13%는 국가나 사회가 우선이라고 답했습니다.
'현금과 재산'은 비교적 젊은 층에서 많이 선택했습니다. '현금과 재산'을 택한 응답자 가운데 25~39세 비율이 35%로 가장 높았고, 이들을 포함해 18~49세 응답자 비율이 66%였습니다. 6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14%만 '현금과 재산'을 택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신념'을 택한 비율은 낮았는데, 우파(5%)와 좌파(4%) 신념 모두 비슷한 비율이었습니다.
또 '내 뜻대로 사는 삶'(30%)보다는 '타인과 협력하는 삶'(70%)이 더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두 배 이상 높았습니다.
■ '기업 이윤은 근로자 몫' 69%·기득권과 불로소득에는 '반감'
압축적 경제 성장을 겪은 한국인들은 경제 성장과 복지 중에는 복지 정책을 택했습니다. '복지 정책 우선'이라는 답이 55%로 '경제 성장 우선'이라고 답한 45%보다 10% 포인트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 ' 기업의 이윤은 근로자 몫'이라는 답이 69%로 '기업 이윤은 경영자 몫'이란 답(31%)의 2배 이상이었습니다. '도시의 개발'(26%)보다 '환경 보존'(74%)이 중요하다는 응답은 3배 가까이 많았습니다.
'평등'과 '자유 경쟁' 중에는 '평등 우선'이라는 답이 53%로, '자유 경쟁 우선'이라는 답(48%)보다 5%포인트, 약간 높았습니다.
기득권과 불로소득에 대해서는 반감이 높았습니다. 기득권층이 지배하는 세상은 바꿔야 한다는 답이 75%였고, 부모의 유산으로 잘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답은 64%였습니다.
다만 20~30대 응답자는 '부모의 유산이나 상속으로 잘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답변이 더 높았습니다. 18~29세는 56%가, 30~39세는 54%가 '바람직하다'고 답변했습니다. '바람직하지 않다'는 답변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만 60세 이상으로 77%였습니다.
2023년 신년 여론조사 내용은 오늘 밤 9시 <KBS 뉴스9>에서 자세하게 전해드립니다.
(인포그래픽: 김서린)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6325421
좌파들이 예전보다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