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덮인 물통 든 용의자 들어서자마자 ‘꽝’… 공포의 20분

화재원인·피해 왜 컸나

용의자 시신 전반에 불 탄 흔적
문 걸어 잠근 뒤에 분신 가능성
빠른 진화에도 사상자 수십명
밀폐 구조로 사무실 ‘다닥다닥’
지상층엔 스프링클러도 없어
“외벽 타고 옥상으로 겨우 피신”

9일 7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부상을 입은 대구 범어동 빌딩 화재 사건은 방화가 주된 원인으로 추정되면서 건물 내 스프링클러 미설치와 사무실 밀집 구조가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평소 소송 결과 등에 불만을 품은 의뢰인 A(53)씨가 인화물질을 사무실 내부로 던져 불을 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방화범의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더구나 불이 난 건물은 지하를 제외하고 지상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데다 변호사 사무실이 밀폐된 구조로 폭발과 함께 짙은 연기가 치솟으면서 연기 흡입 부상자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화 용의자, 재판 패소에 앙심

대구 변호사 건물 화재 방화 용의자 A씨는 최근 재판 패소에 불만을 느끼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범행 현장 인근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이번 방화 사건의 용의자 A씨가 재판에 앙심을 품고 여러 차례 변호사 B씨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변호사 B씨는 다른 재판 일정으로 포항에 출장을 가서 피해를 보지 않았다. 용의자 A씨는 불이 난 현장에서 다른 사망자 6명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용의자가 이날 오전 10시 53분쯤 마스크를 쓴 채 주거지에서 나와 해당 건물에 들어서는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보했다. 한 손에는 흰 천으로 덮은 확인되지 않은 물통을 든 상태였다. 경찰은 이 천에 덮인 물통 내에 시너로 추정되는 인화 물질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화재 발생 후 대구 수성구에 있는 용의자 A씨의 자택을 수색해 인화성 물질이 담긴 통을 발견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 TV에서 용의자가 어떤 물건을 들고나오는 게 확인됐다”며 “뭔가 통에 든 것으로 추정되는데 확인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의 정확한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대구경찰청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한 수사전담팀을 편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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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맘에 안든다고 범죄를 저지르다니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