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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치솟자 식비절약 '냉파인증'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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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현
한겨레


플렉스 넘치는 SNS에 등장한 ‘식비 절약’ 인증
무지출 인증, 한가지 재료로 짠 일주일 식단
냉파 집밥 주부…편의점 음식 먹거나 굶기도

주부 김해숙(32)씨가 집에 있는 식재료로 음식을 해먹으며 식비 무지출 인증에 나서는 모습. 유튜브 채널 ‘호두어멈’ 갈무리

전업주부 김해숙(32)씨는 올해 초 치솟는 물가에 식비를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느꼈다. 과거에도 종종 식비 절약을 다짐했지만 늘 흐지부지됐던 기억이 있어 식비 절약 기록 과정을 인터넷에 공개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유튜브 채널 ‘호두어멈’을 개설한 김씨는 아침 식사를 전날 남은 반찬으로 해결하고, 저녁은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를 모두 소진하는 ‘냉장고 파먹기’를 통해 연속 16일 동안 식비를 ‘0원’ 지출한 결과를 유튜브로 공개했다. 김씨는 “처음엔 먹고 싶은 걸 참고 배달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며 “가끔 식비를 아끼는 내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제 모습에)자극 받는다는 댓글을 보면서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천정부지로 물가가 치솟으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식비 절약을 인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고급 식당과 명품, 해외여행을 자랑하는 ‘플렉스’ 인증이 넘치던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하루에 한 푼도 쓰지 않는 무지출 인증부터, 한가지 재료로 계획한 일주일치 식단까지 인증 종류도 다양하다.

식비 절약 인증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들은 주로 가정 살림을 꾸리는 전업주부들이다. 유튜브 ‘미니멀모모비’를 운영하는 정예나(34)씨는 우동면 등 5만원의 식재료로 서로 다른 우동 요리 7가지를 만드는 콘텐츠를 올리기도 하고, 5000원에 2명이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집밥 요리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정씨는 “굴소스, 월남쌈소스, 샐러드소스 등 소스만 바꿔가며 한 가지 음식을 계속해 먹기도 한다”며 “요리에 필요한 식재료는 동네 마트에서만 구입하고 미리 적어간 품목 외에는 절대 사지 않는다”라고 했다.

정아무개(39)씨는 남편과 아들 등 3인 가족의 식비로 매주 25만원씩 지출해왔지만, 최근 매주 7만원을 목표로 세우고 지출 내용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기록 중이다. 그는 “아들이 치킨을 먹고 싶다고 해 배달 앱을 켰는데 배달료까지 합하면 3만원에 가까워 차마 시킬 수 없었다”며 “조금 번거로웠지만 직접 닭을 사고 손질해 튀겼다”라고 말했다.

1인 가구인 2030도 식비 절약 인증에 나서고 있다. 직접 요리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이들은 외식을 하는 대신 편의점에서 끼니를 대체하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에 식비 절약 기록을 하는 직장인 이아무개(35)씨도 아침은 회사에 비치된 간식을 먹는 것으로 대신한다. 점심은 상사가 사주는 걸 먹고, 저녁은 편의점 음식을 먹거나 굶는 식으로 식비를 줄이고 있다. 이씨는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않는 게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걸 알지만 식비를 줄이려면 어쩔 수 없다”며 “식비 절약에 도전하겠다는 또래 지인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http://naver.me/xeUQMR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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