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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초등학생이야?" "눈물을 가릴 생각도 없고" "건방져" … 故 오요안나가 들은 폭언들

뉴데일리

지난해 9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사망한 오요안나(28) MBC 기상캐스터가 선배 기상캐스터에게 '말 대답'을 했다는 이유로 꾸지람을 듣는 등 팩트가 아닌 태도 문제로 괴롭힘을 당한 정황 증거가 드러나 주목된다.

지난 20일 유튜브 채널 '연예 뒤통령이진호'는 '충격 단독! 오요안나 카톡 입수 ‥ MBC 기상캐스터 선배들과 갈등 왜?'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고(故) 오요안나가 생전 선배 기상캐스터 2명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고인이 선배들로부터 구박을 당했던 사연을 밝혔다.

대화록에 따르면 어느날 기상캐스터 A씨는 오요안나에게 "안나야, 나 녹화 내려가니까. 감독님이 네가 토요일에 계속 울었다면서, 나보고 '많이 혼냈죠?' 이러더라. 하, 진짜 너무 싫거든?"이라고 지적하며 오요안나가 감독 앞에서 우는 바람에 자신이 후배를 혼낸 사람이 됐다고 짜증을 냈다.

이어 A씨는 "너, 네가 잘못해 놓고 사람들 앞에서 울어버리고 왜 선배까지 이상한 사람 만들어? 너 초등학생이야?"라고 오요안나를 몰아세웠다.

이에 오요안나는 "선배님, 저 '투데이' 방송 때 못 들어서 감독님 뵌 적이 없고, '정오 뉴스' 녹화 때도 울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A씨는 "감독님들이 네 얼굴이 너무 부어있어서 무슨 일 있냐고 계속 울었다더라"며 오요안나의 해명을 반박했다.

이에 오요안나는 "제 기억으로는 괜찮냐고 물으신 분들 단 한 분도 안 계셨습니다. 감독님들 앞에서 계속 울었다던가 그런 사실이 없습니다. 선배님"이라고 재차 억울함을 표했다.

이 같은 해명에 A씨는 "눈물 안 흘렸으니까 괜찮다는 거야? 너 왜 말을 그렇게 해?"라고 오요안나를 질책했고, 오요안나는 "죄송합니다. 제가 제 불찰로 선배님께 계속 불편 끼쳐 드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며 급사과했다.

이어 "앞서 말씀 드린 건 그런 일은 없었고 오해인 듯 하다는 점을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기분 상하셨다면 정말 죄송합니다"며 재차 사과의 말을 건넸다.

이러한 A씨와의 카톡 대화 캡처 화면을 다른 기상캐스터 선배 B씨에게 보여준 오요안나는 "저 계속 울지 않았고, 감독님과 마주칠 일이 없었다"면서 "눈치 없고 서투른 저 때문에 죄송하다. 어떤게 옳은 방법인지 아직도 잘 알지 못하겠다"고 조언을 구했다.

이에 B씨는 "눈치 없고 서툰 게 아니라 선배한테 계속 말 대답하면 어떻게 해? 네가 울지 않고 울었고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팩트가 궁금한 게 아니라고 선배는. 거기에 계속 말대답하고"라고 덧붙였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오요안나 유족에게서 받은 녹취록에서도 비슷한 정황이 드러났다.

2022년 10월 18일 새벽 방송을 마치고 퇴근한 오요안나를 다시 회사로 불러들인 기상캐스터 C씨는 "내가 예전에는 (네가) 신입이라 실드(방어)를 쳤는데 지금도 방송을 너무 못한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안 그래도 기상캐스터 지금 없어도 된다는 얘기가 너무 많은데 태도까지 안 좋으면 있어야 될 이유가 없다"고 화를 냈다.

이에 오요안나가 눈물을 흘리자 C씨는 "눈물을 가릴 생각도 없고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고민을 안 하냐"며 "선배한테 그게 할 태도냐. 너가 여기서 제일 잘 났냐"고 오요안나를 다그쳤다.

이어 "태도가 뭐가 문제냐고 물어보면 너의 태도부터가 지금 아니지 않냐. 내가 네 아랫사람이냐. 위아래 없다"며 "적어도 뭐가 뭔지 몰라서 물어보는 거고, 내가 욕 먹는 상황이고 더 나아지고 싶으면 그런 태도로 얘길 안 한다"고 질책한 C씨는 "이런 표현을 쓰는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너 너무 건방지고 너무 사람을 어쩌라는 식으로 대한다"고 쏘아붙였다.

2021년 5월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한 오요안나는 박성호 방송기자연합회장이 통합뉴스룸 국장으로 재직하던 2023년부터 6개월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일하다 지난해 9월 휴대전화에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고인의 사망 사실이 알려진 후 MBC 측은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 부서(경영지원국 인사팀 인사 상담실, 감사국 클린센터)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며 "고인이 당시 회사에 공식적으로 고충(직장 내 괴롭힘 등)을 신고했거나, 신고가 아니더라도 책임 있는 관리자들에게 피해를 조금이라도 알렸다면 회사는 당연히 응당한 조사를 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오요안나는 숨지기 두 달 전 엄마에게 전화해 "괴롭힘 사실을 선배에게 얘기했다"며 기상팀 내에서 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는 인물에게 수없이 상담을 했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고인과 동기인 금채림 MBC 기상캐스터를 제외한, MBC 기상캐스터 4명의 단톡방(카카오톡 단체 메시지방)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이 단톡방에서 기상캐스터들은 "완전 미친 X이다. 단톡방 나가자. 몸에서 냄새 난다", "('더글로리') 연진이는 방송이라도 잘했지. 피해자 코스프레 겁나 해. 우리가 피해자" 등의 폭언으로 고인을 맹비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오요안나 사망 사건을 수사해 달라는 국민신문고 민원을 접수한 서울 마포경찰서는 현재 내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노동부는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MBC를 상대로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한 상태다.

지난달 31일 외부전문가(채양희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한 MBC는 자체적인 진상조사를 진행 중이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2/21/202502210015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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