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5위' 맨시티, 챔스 16강도 못 가나 … 레알 마드리드에 2대 3 '역전패'

지난 시즌 사상 처음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4연패를 달성한 맨체스터 시티 FC가 홈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라리가)에 졌다.

야심 차게 리그 5연패 신화에 도전했으나, 리그에서도 주춤한 데 이어 유럽대항전에서도 힘을 못 쓰고 있다. 리그컵(카라바오컵)에서는 아예 16강에서 일찌감치 탈락하기도 했다. 끝 모를 추락이다.

맨체스터 시티는 12일 5시(한국시각) 영국 그레이터맨체스터주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2대 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맨시티가 엘링 홀란의 득점으로 달아나면 레알 마드리드가 따라붙는 경기 흐름이 이어지다가 후반 47분 주드 벨링엄의 결승골로 양 팀의 희비가 갈렸다.

이번 시즌 UCL에서는 본선에 진출한 36개팀이 추첨으로 정해진 대진에 따라 8경기씩 리그페이즈를 먼저 치른 뒤 1~8위 팀은 16강에 직행하고, 9~24위 팀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플레이오프로 16강 진출을 다툰다.

레알 마드리드와 맨시티 모두 16강 직행에 실패하면서 플레이오프에서 '미리 보는 결승' 같은 빅매치가 성사됐다.

맨시티가 전반 19분 먼저 앞서 나갔다. 잭 그릴리쉬가 페널티박스 안 왼쪽으로 띄운 공을 요슈코 그바르디올이 가슴으로 떨어뜨려 주자 홀란이 왼발로 차넣었다.

곧바로 반격에 나선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 24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불운에 울었다.

맨시티도 전반 36분 코너킥 상황에서 마누엘 아칸지의 헤딩슛이 크로스바에 맞아 아쉬움을 남긴 채 전반을 1대 0으로 매듭지었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맨시티는 홀란의 슈팅이 수비수에게 막혀 굴절되면서 크로스바에 맞고 나와 또 한 번 땅을 쳤다.

위기를 넘긴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15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다니 세바요스의 로빙 패스를 골문 왼쪽에서 있던 킬리안 음바페가 몸을 날려 시도한 오른발 발리슛이 정강이 부근에 맞고 골문으로 들어갔다.

맨시티는 후반 35분 홀란의 페널티킥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필 포든이 세바요스와 부딪히면서 얻어낸 페널티킥을 홀란이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를 속이고 왼발로 골문에 꽂아 넣었다.

레알 마드리드도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41분 비니시우스의 슈팅이 맨시티 골키퍼 에데르송에게 막혔지만, 브라힘 디아즈가 재차 차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고는 후반 47분 승부를 뒤집었다.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비니시우스가 슈팅한 공이 골문 밖으로 나가려 할 때 벨링엄이 달려들어 오른발로 마무리해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안방에서 열린 경기에서 패배한 맨시티는 16강 진출이 어려워졌다. 20일 레알 마드리드와의 원정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탈락하는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EPL에서도 5위(12승 5무 7패, 승점 41점)에 머물며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UCL에서도 '광탈' 위기다.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 지도자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가 바로 지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008년 FC 바르셀로나(라리가) 감독으로 취임한 후 성공대로를 달렸다. 바르셀로나, FC 바이에른 뮌헨(독일 분데스리가) 그리고 맨시티를 거치면서 이 정도로 부진에 빠진 적이 없다.

이번 시즌에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전반기 부진으로 겨울 이적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여 전력을 보강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대회인 UCL에서 탈락 위기에 놓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후 "올 시즌 여러 번 일어난 일(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일)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퀄리티를 안다. 우리는 후반에 너무 빨리 공격하려고 했다. 레알은 뛰어난 팀이고, 역전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지금은 힘들다. 우리는 회복해야 한다. 지금은 당장 닥칠 뉴캐슬 유나이티드 FC(EPL 25라운드, 홈)와의 경기를 생각하고, 2차전 역전하기 위해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레알 마드리드 홈구장)에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