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명가' 맨유, 텐 하흐도 경질 … 후임엔 아모림 '급부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추락하는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에릭 텐 하흐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맨유 구단은 28일(한국시각) "텐 하흐 감독이 1군 사령탑 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맨유가 27일 2024-25 EPL 9라운드 웨스트햄전에서 1대 2로 패한 지 하루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전통의 명가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경 시절 이후 여러 차례 사령탑을 교체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EPL 역대 최다 13회 우승팀인 맨유는 퍼거슨 감독이 떠난 뒤에는 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하고 있다. 퍼거슨 감독은 1986~2013년 팀을 이끌면서 각종 대회에서 49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22년 네덜란드 프로축구 에레디비시 AFC 아약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텐 하흐 감독을 선임해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2022-23시즌부터 맨유 지휘봉을 잡은 텐 하흐 감독은 세 번째 시즌 만에 해임됐다. 그는 2022-23시즌 리그컵(카라바오컵)과 2023-24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을 차지했다. 계약기간을 2026년 6월까지 연장했으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했다.

맨유는 2022-23시즌 리그 3위에 올랐으나, 2023-24시즌에는 EPL 출범 후 가장 낮은 8위로 곤두박질쳤다. 막대한 투자에도 연이어 선수 영입에 실패했고, 경기력도 부진했다. 자연스럽게 텐 하흐 감독은 사퇴 압박을 끊임없이 받았다.

하지만 맨유는 지난여름 토마스 투헬 등 새 사령탑 후보와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스텝이 꼬였다. 결국 맨유 수뇌부는 궁여지책으로 텐 하흐 감독과 동행을 결정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최악의 선택이 됐다.

맨유는 이번 시즌 EPL에서 졸전을 거듭하면서 3승 2무 1패(승점 11)로 14위에 머물렀다. 또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도 3경기 연속 비기는 등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감독이 공석 상태가 된 맨유는 뤼트 판 니스텔로이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 31일 열리는 카라바오컵 16강 레스터시티와의 경기를 준비한다.

선수 시절 2001~2006년 맨유에서 뛰면서 공식전 219경기에서 150골을 넣고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함부르크 SV(독일),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 등에서도 활약했던 판 니스텔로이 감독대행은 올해 7월 맨유에 코치로 합류했다.

다만 판 니스텔로이 감독대행 체제로 잔여 시즌을 치르지는 않을 전망이다. 후임 사령탑에 스포르팅 CP를 지휘하는 루벤 아모림 감독이 급부상하면서다.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29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맨유가 아모림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영입하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며 "맨유는 아모림 감독의 영입을 위해 스포르팅에 1000만유로(약 150억원)의 위약금을 지불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아모림 감독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뤼트 판 니스텔로이 코치가 임시로 팀을 지휘한다"고 보도했다.

1985년생인 아모림 감독은 유럽 무대에서 떠오르는 '젊은 피' 사령탑 중 하나다.

현역 시절 미드필더로 '포르투갈 명문' SL 벤피카에서 활약한 그는 2019년 1월 포르투갈 3부리그 팀의 사령탑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아모림 감독은 2019년 9월 SC 브라가의 2군팀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뒤 3개월 만에 1군팀 지휘봉을 잡았고, 2020년 3월 스포르팅 CP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2020-21시즌 스포르팅 CP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면서 2021년 '프리메이라리가 올해의 감독'으로 뽑혔다.

아모림 감독은 2023-24시즌 또다시 스포르팅 CP를 프리메이라리가 우승으로 이끌면서 자신의 두 번째 우승 타이틀을 따내며 유럽 무대에서 주목받는 '젊은 사령탑'으로 인정받았고, 맨유의 차기 사령탑 후보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