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 낭만파 해적 선장이 되어 돌아왔다
2004년 9월 1일에 데뷔한 과학자 가수 윤하가
2024년 9월 1일에 정규 7집 앨범을 발매했다
윤하가 10곡 전부 작곡 작사한 정규 앨범이다
6집에 이어서 이과 문과 예체능을 다 관통한다
저번엔 우주였고 이번엔 바다가 콘셉트이다
역시 윤하답게 이번에도 한국 대중가요계에서
독보적인 색깔의 음악을 시도했다
J-ROCK, 아이리시, 왈츠, 스트링, 모스부호 등
여러 느낌을 연상시키는 다양한 요소들을 사용했다
일반 K-POP에서 흔하게 듣기 어려운 장르들이 있다
그래서 앨범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쭉 다 감상하면
다양하고 화려해서 지루하지가 않다
재미있는 포인트가 많아서 곡 하나가 끝나면
“다음 곡엔 뭐가 나올까?” 하며 기다리게 만든다
30분 동안 쾌락감을 유발한다
듣는 재미뿐만 아니라 가사를 보는 재미도 있다
이번에 전곡 모두 제목들이 심상치 않다
제목부터 이과 냄새가 강해서 어떤 내용인지를
단번에 예측할 수가 없다
제목은 과학인데 가사는 감성적이고 아름답다
이런 융합이 있기에 이과든 문과든 어느 입장에서든
윤하 음악을 신선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작사력이 근육이면 윤하는 윤성빈이다
앨범 전체를 감상하면 알게 되는 게 있다
모든 곡이 다 타이틀급이다
전부 다 퀄리티가 높고 정성 느껴진다
아무거나 타이틀로 선정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취향이 아닐 수는 있어도 별로라고 할 사람을 없을 거다
일본에서 데뷔해서 예전부터 J-POP 느낌은 있었다
최근 몇 년 전부터는 과학과 우주에 호기심을 갖더니
그걸 공부해서 음악의 주제로 사용하고 있다
윤하의 인스타그램에서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최근 2년 안에 북극과 호주를 다녀온 온 흔적이 있다
여행으로 경험하고 영감받은 걸 스토리텔링해서
음악으로 표현했다
윤하가 괜히 독보적인 색깔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다
보컬, 작곡, 작사, 피아노 연주가 뛰어난 뮤지션이
음악 작업에 몰두하는 것도 대단한 건데
본인의 방향성이 명확한 상태에서 매번 연구하고
새로운 주제를 기획까지도 한다
이러면 사기캐가 될 수 밖에 없다
지금 윤하는 깡패다
7집 정규 앨범은 저번 6집 정규 앨범처럼
곡을 더 추가해서 리패키지 앨범으로도
발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상태에서 퀄리티 높은 곡들이 더 추가된다면
6집 리패키지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TMI : 샷건의 집현전이 6집 리패키지의 곡이다)
20년 전 꿈을 위해 일본으로 간
당찬 소녀가 전설로 성장 중이다
이 앨범의 모든 곡들은 공통점이 있다
곡 하나하나가 장르물 영화고 듣는 것만으로
배경이 그려지고 영상이 재생된다
OST가 아니지만 이미지화가 되어 기존의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일부 장면들을 떠오르게 만든다
상상하게 되고 여운을 길게 만든다
보컬이 없는 전주, 간주들도 킬링 파트다
악기 선택과 연주에도 공을 들였다는 게 느껴진다
처음 앨범 전체를 순서대로 쭉 다 들었을 때
모든 인트로에서 감탄을 하거나 소름이 돋았었다
“빨리빨리” 외치는 성격 급한 한국 사람들도
전주를 뛰어넘지 않고 들을 것이다
노래방에서 인기 없을 곡들이다
윤하 노래라서 당연히 쉬운 노래는 없고 진짜 다 어렵다
고음뿐만 아니라 박자, 리듬이 일반적이지 않다
아 이 누나가 또 자기 혼자만 부르려고 만들었다
이 곡들을 어떻게 부를지 궁금해서 콘서트를 가고 싶다
내 주관으로 선정한 TOP3
(순서는 순위와 상관 없음)
죽음의 나선
- 윤하의 락스타일을 좋아한다면 꼭 들어야 하는 곡
라이프리뷰
- 가사를 보면서 감상하면 여운이 큰 곡
- 존엄사를 고민하는 부모님을 바라보는 자식의 입장에서 쓴 곡
새녁바람
- 기승전결이 명확한 곡이므로 처음부터 재생해서 정지하지 않고 감상할 것을 권장함
내가 청꿈에서 작성한 글들 중에
이게 가장 많은 정성이 들어간 글이네
나는 이번 7집이 윤하만의 색깔만을 보여줬다고 생각
본문에 적었듯이 고음+박자+리듬이 예측불허라
6집보다 진입장벽이 훨씬 높음
다만 여기 대부분의 노래들은 윤하만 소화할만한 노래라 기존 윤하팬들은 정말 좋아하지
나는 타이틀곡 제외 플리 넣을 3곡 뽑자면 은화, 로켓방정식의 저주, 구름의 그림자
내 음악성향이 락 음악 중에서도 템포가 빠르지 않고 잔잔한 분위기로 멜로디로 여운을 남기는 거임
그래서 내가 넬이나 잔나비 음악을 좋아함
그 중에서도 특히 은화가 악기 배치를 적재적소에 사용해 간주 후렴구에서 주는 여운이 지렸음
그래서 최애곡은 은화임
마지막으로 트랙리스트 순서대로 쭉 들었보니
1~3번은 정신없이 몰아치는 락을 하다가
상대적으로 보컬이 없는 전주 간주 킬링파트로 쓰는 곡들을 배치해 분위기 환기 적절하게 시키고
다시 몰아치다가 거진 발라드 감성인 9번 크랙 구름의 그림자로 분위기 환기 싹하고
마지막 트랙으로는 윤하다운 J팝류 락인 새녘바람으로 임팩트 끝
트랙리스트 구성 순서를 치밀하게 설계한게 느껴짐
그래서 듣는 재미를 더 하기 위해서는 트랙 순서대로 듣는게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