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등학교가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꿈의 무대'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1915년 창설된 고시엔은 올해 106회째를 맞이한 일본의 대표적인 고교야구대회다. 봄에는 선발고등학교야구대회, 여름에는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등 두 번의 고시엔이 열린다. 이 대회를 통해 수많은 일본 야구 스타들이 일찌감치 명성을 떨쳤다.
교토국제고는 21일 효고현 니시노미야市 소재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본선 준결승전에서 아오모리야마다고등학교에 3대 2로 역전 승리했다.
교토국제고는 이번 대회 본선 △1차전에서 7대 3 △2차전에서 4대 0 △3차전에서 4대 0 △8강전에서도 4대 0으로 각각 승리하고 이날 준결승에 올랐다.
이날 경기에서도 승리하면서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 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국으로 생중계됐다. 고시엔에서는 승리 팀 교가가 연주되며 NHK는 모든 경기를 방송한다.
고마키 노리쓰구 교토국제고 감독은 승리 뒤 "교토와 (패배한 아오모리) 야마다의 응원을 등에 업고 당당히 싸우겠다"고 말하면서 결승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일본 고교 야구선수들이 한 번 밟아보기도 어려운 '꿈의 무대'에 최근 거의 매년 진출하고 있는 교토국제고는 23일 도쿄에 있는 간토다이이치고와 우승컵을 놓고 대결한다.
앞서 교토국제고는 2021년 처음 여름 고시엔 본선에 진출해 4강에 올랐으나,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어 2022년 여름 고시엔에도 본선에 나갔으나 1차전에서 석패했고, 지난해는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1999년 야구부를 창단한 교토국제고가 4강에 이어 3년 만에 결승에까지 오른 것은 대단한 성과로 평가된다. 학교 규모가 작은 데다 야구부 역사도 20여년에 불과해 짧은 편이기 때문이다.
교토국제학원이 운영하는 교토국제고는 올해 현재 중고교생을 모두 합해 총 학생 160명의 소규모 한국계 학교다. 재적 학생의 65%가 일본인이고 한국계는 30%가량이다.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들이 민족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 조선중학교가 전신이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현재의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한일 양국으로부터 중고등 일관학교로 인정받아 교토 국제중학·고교가 됐다. 교토시 히가시야마區에 있다.
학생 모집을 위해 야구부를 창단해 1999년 일본 고교야구연맹에 가입했으며 고교생 138명 중 야구부 소속이 61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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