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인기 뜨거워…신라면, 월마트 주류 매대에 진입

파이낸셜타임스(FT)가 한국 문화의 인기에 힘입어 농심 신라면이 미국에서 주류 판매대에 진입하고, 유럽에서도 매출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28일(현지시간) FT는 미국에서 한국산 라면 판매가 증가하는 데 맞춰 농심이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FT는 K팝, 한국 영화, 드라마 등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음식에 대한 서구인들의 흥미도 함께 커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영화 기생충에서 나온 '짜파구리'를 사례로 들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집에서 빠르고, 맛있고, 가성비 좋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음식을 찾으며 전 세계적으로 라면 붐이 일었다고 설명했다.

농심 관계자는 FT에 "이전엔 라면을 먹는 사람들이 대부분 아시안이었다”며 “그러나 최근 매운 음식을 시도해 보는 젊은층이 늘어나면서 미국 현지인들과 히스패닉들이 주요 소비층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월마트에 신라면 위치가 아시아 코너에서 주류 식품 쪽으로 옮겨진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FT는 해석했다.

지난해 농심 신라면 매출은 1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60%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농심의 가장 큰 해외 시장은 미국이다.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매출을 연 15억달러(약 2조원)로 3배로 키워 라면 시장 1위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미국 라면시장에서 농심의 시장 점유율은 25.4%다. 거의 절반을 차지한 일본 업체 도요수산에 이어 2위다.

농심은 미국 매출이 올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2022년 5월 가동을 시작한 LA 2공장에 생산라인을 추가하고 있다. 미국 3공장과 수출 전용 국내 공장 건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엔 유럽에서도 현지 판매법인을 세울 계획이다. 영국과 독일에서도 1분기 매출이 30% 이상 증가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농심은 오는 7월 파리 하계 올림픽 기간 동안 홍보 및 마케팅 활동 등으로 올해 유럽 매출이 30% 가량 증가한 8000만달러(약 1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