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주기 이틀 전. 핼러윈 주간을 맞아 홍대 클럽 안팎은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모여든 이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이 붐비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이태원에서 벌어진 사고를 의식했는지 많은 사람들이 홍대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27일 밤 뉴데일리 취재진이 방문한 홍대 클럽 주변은 젊은층으로 북적였다. 클럽 직원들은 길거리에 나와 호객행위를 하며 사람들을 모으고 있었다. 여기저기 둘러보며 축제 장소를 물색하던 이들은 클럽 관계자의 호객에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대기열에 합류했다.
한 클럽 관계자는 "평소보다 오늘 유난히 사람이 많이 붐비고 있다"며 "아무래도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태원보다 홍대를 찾은 것 같다"고 했다.
클럽에 입장하려는 이들은 50m가량까지 줄을 섰다. 40분 정도 소요되는 시간이다. 하지만 핼러윈 축제를 즐길 생각에 기대감으로 들뜬 표정이었다.
클럽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선 박모(여·25)씨는 "핼러윈 데이는 즐기고 싶지만 비교적 안전한 곳에서 놀고 싶어서 홍대에 왔다"면서 "주변에 경찰도 많이 와서 안심"이라고 말했다.
클럽 인근 골목에서 흡연 중이던 김모(남·22)씨는 "이전에는 이태원에서 놀기도 했지만 작년 사건도 있어서 홍대로 왔다"며 "오히려 홍대보다 이태원에 사람들이 더 적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괜히 왔나 싶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클럽 주변에 경찰과 공무원들이 상주하고 있다는 게 많이 어색하다"면서도 "다른 지역이긴 하지만 작년과 같은 참사는 발생하지 않을 거 같아서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취재진은 클럽 내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긴 대기 행렬을 거쳐 클럽 안으로 입장했다. 신분증 확인을 받고 손목에 '도장'을 찍으며 입구로 들어서자 비좁은 계단이 나왔다.
계단을 타고 내려간 홍대 클럽 내부는 수많은 인파가 들어차 있었다. 파란 조명 속에서 흩날리는 담배 연기와 널브러진 술병 등으로 인해 쾌락의 공간임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클럽 외부에서도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어깨를 펴고 걷기 힘들었지만, 내부는 아예 이동 자체가 불편했다.
춤을 추는 사람들 사이로 취재진이 이동하려 했지만 통로가 가로막혀 움직이기 힘들었다. 간신히 양해를 구하며 클럽을 한 바퀴 돌았더니 동행한 다른 취재진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클럽 안에 있던 사람들은 한 손에는 술병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담배를 치켜들었다. 많은 이들이 운집하다 보니, 술과 담배를 둘 곳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눈에 띄는 사건·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서로 어깨를 치고 치였지만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분위기였다.
그렇게 수시간 홍대의 밤은 깊어져갔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10/27/202310270041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