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내버스 노동조합협의회가 노사 간 협상이 결렬될 경우 26일 첫차부터 운행하지 않겠다며 '총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협의회는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재정 여건상 요구를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라 이견이 좁혀지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기도 내 52개 버스업체 노조가 소속된 경기도버스노동조합협의회는 25일 오후 4시 사용자단체인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최종 조정 회의를 할 예정이다. 파업 여부는 이날 늦은 오후나 자정 이후에 결정될 전망이다.
협의회는 이날 조정이 결렬되면 26일 오전 4시 첫차 운행부터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협의회는 준공영제 추진 약속 준수, 1일 2교대 전면 시행,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재정 여건상 노조 측의 임금인상 요구 등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버스 노사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것은 경기도가 버스 준공영제 전면 도입 시기를 번복한 것과 관련이 깊다.
당초 지난해 9월 파업 여부를 놓고 버스 노사가 최종 교섭을 벌일 당시, 김동연 경기지사는 협상장을 전격 방문해 임기 내에 준공영제를 전 노선을 대상으로 실시해 타 수도권 지역과의 임금 격차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노사는 한발씩 물러섰다.
그러나 경기도는 지난 8월 협의회 차원의 전원회의에서 예산 부족을 이유로 일반 시내버스를 대상으로 한 준공영제 도입 시기를 김 지사 임기 내가 아닌 2027년까지로 미룬다고 발표했다.
협의회는 이런 도의 결정에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2027년 시행도 장담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이후 협의회는 지난 13일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고 투표 인원 중 97.4%가 파업에 찬성했다. 투표에는 소속 조합원 1만6391명 중 92.5%에 해당하는 1만5156명이 참여했다.
경기도는 전면 파업이 이뤄질 경우 전체 시내버스의 89%인 9516대가 멈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서울과 경기도 각 시군을 오가는 준공영제 노선버스 2400여대도 포함돼 있어 출퇴근길에 큰 불편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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