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추진하는 '코리아시즌'이 '2023 영국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EIF, 이하 에든버러 축제)'를 사로잡았다.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각) 개막한 '에든버러 축제'가 27일 막을 내렸다. 올해로 76회를 맞이하는 축제는 1947년 스코틀랜드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단절된 사회와 사람을 다시 연결하기 위해 시작됐다. 클래식·오페라·연극·무용·팝·전시 등 모든 예술 장르를 만날 수 있다.
이번에는 48개국 2000여명의 예술가가 참여해 클래식 음악, 무용, 연극 등 295개의 공연이 펼쳐졌다. 우리나라는 '포커스 온 코리아(한국 특집주간)'를 운영하는 중점국가로 초대돼 8~17일 5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한국 특집은 2013년 백남준 전시 이후 10년 만이다.
축제 기간 △노부스 콰르텟의 실내악 공연(8일)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9~11일) △피에타리 잉키넨 지휘의 KBS교향악단 무대(11일) △피아니스트 손열음 리사이틀(15일)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리사이틀(17일) 등 7회차 공연에 총 6500여 명이 관람했다.
'트로이의 여인들'(극본 배삼식, 연출 옹켕센, 작창 안숙선, 음악감독 정재일)은 시작 전부터 영국 가디언 지로부터 '꼭 봐야 할 50개 작품'의 하나로 꼽히며 기대감을 모았다. 공연이 끝나자 객석에선 뜨거운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가디언 지는 별 5개 최고 평점과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찬란하게 빛난 공연", "고통과 슬픔으로 가득 찬 비극이 에든버러를 크게 울렸다"고 극찬했다. 에든버러 축제 총괄 프로듀서인 로이 럭스포드는 "고전의 참신한 재해석이 돋보이며, 국제 협력을 통해 완성된 예술의 정수"라고 평했다.
KBS교향악단은 어셔홀(User Hall)에서 잉키넨 감독의 지휘 아래 첼리스트 한재민과 협연하며 공연장을 아름다운 선율로 물들였다. 이날 KBS교향악단은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5번, 드보르자크의 첼로협주곡, 아리랑 등을 연주했다.
에든버러 가이드는 "한재민은 마법 같은 시간을 선사했다. 앞으로 이어질 화려한 경력의 초기단계를 볼 수 있어 기뻤다"고 밝혔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에든버러 페스티벌 공식 연주 평가에서 5점 만점을 기록하며 K-클래식의 위상을 빛냈다.
주영한국문화원에서는 뉴미디어 아티스트 이진준의 전시 '들리는 정원(Audible Garden)'이 10월 13일까지 열린다. 전시는 아시아의 산수화, 한국의 정원, 일본의 근대 문학에서 엿보이는 풍경과 심상에 대한 동아시아의 철학을 미디어아트로 풀어냈다.
지난 2월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을 시작으로 영국 각지에서 공연, 전시, 식문화 등의 프로그램을 이어온 가운데 가을에도 '2023 코리아시즌'은 계속된다. 현대무용단 안은미컴퍼니는 오는 9월 런던 바비칸센터와 맨체스터 라우리 극장에서 '드래곤즈'를 선보인다.
11월 중순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에서는 설치미술 작가 김희천의 영국 데뷔 전시가 예정돼 있다. 한국영화 특별상영회에서는 예술성과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는 8편을 상영한다. 웨스트민스터 대학교 현대미술센터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융합예술센터를 주축으로 워크숍을 마련해 양국 미래세대의 인적 교류 활성화 기반을 구축한다.
영국에서의 '코리아시즌'을 주관하는 정길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원장은 "가을까지 이어지는 코리아시즌을 통해 한국 문화의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고 전 세계적인 공감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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