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남명렬(64)이 손석구(40)의 '가짜 연기' 발언에 "오만하다"고 일침을 가하면서 공연계 안팎으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손석구는 지난달 27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진행된 '나무 위의 군대' 기자 간담회에서 9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소감에 대해 "원래 연극만 하려고 했다. 매체 쪽은 아예 시작할 생각도 없었다가 서른 초반에 영화, 드라마로 옮겨 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연극을 하면서 감독이 사랑을 속삭이라고 하는데 마이크를 붙여주든지. 무대에서는 속삭이는 연기를 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이 가짜 연기를 시키는 것 같았다. 그래서 연극을 그만뒀다"며 "다시 연극을 하면서 내가 하는 연기 스타일이 연극에서도 되는지 실험해 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뒤늦게 손석구의 발언을 접한 남명렬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 링크를 첨부하며 "하하하, 그저 웃는다. 그 오만함이란"이라면서 "부자가 된사람, 든사람, 난사람이 아니라는 것만 덧붙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댓글을 통해 "진심으로, 진짜 연기로 속삭였는데도 350석 관객에게 들리게 하는 연기를 고민해야 한다. 연극할 때 그 고민을 안 했다면 연극만 하려 했다는 말을 거두어 들이라. '해보니 나는 매체 연기가 잘 맞았어요'라고 해라. 속삭여도 350석 정도는 소리로 채우는 배우는 여럿 있다. 모든 연기는 허구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일진대 진짜 연기가 무엇이라 규정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남명렬의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은 "꼰대 발언"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일부 매체는 "남명렬의 글이 더 오만하다", "손석구의 특정 멘트만을 가지고 오만하다고 비판한 것은 다소 경솔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며 어그로(나쁜 관심)를 끌었다. 하지만 "가짜 연기라는 표현은 지나쳤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인 무대를 가지고 실험을 한다는 것 자체가 오만한 생각이다" 등의 동조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남명렬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해당 글을 스스로 삭제했다. 대신 "몇몇이 시대를 못 타는 늙은이의 말이라고 타박을 한다. 하지만 셰익스피어 시대에도, 지금도, 이후에도 이어질 본질에 대한 이야기였다"는 글을 다시 남겼다.
남명렬은 1985년 연극 '물새야 물새야'로 데뷔한 이후 연극, 영화, 드라마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다작 배우다. 동아연극상과 이해랑 연극상 등을 받았으며, 현재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프로이트 박사' 역을 맡아 신구(87)와 번갈아 연기하고 있다.
손석구는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 '구씨' 역으로 스타덤에 오르며 '구찌보다 구씨'라는 유행어까지 생겨났고, 영화 '범죄도시2'와 드라마 '카지노' 등이 인기를 끌면서 대세 배우가 됐다. 손석구가 현재 원캐스트로 출연하는 연극 '나무 위의 군대'는 당초 8월 5일까지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전석 매진에 힘입어 12일까지 연장 공연을 결정했다.
'나무 위의 군대'는 320석 규모의 소극장임에도 배우들은 육성이 아니라 마이크를 쓰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민새롬 연출은 "관객에게 전달하는 시청각적 요소가 많은 작품이기 때문에 배우의 미세한 호흡을 전하기 위해 마이크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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