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여행 중 금성산성일대를 갔다가 우연히 팻말을 보고 연동사를 찾아가게 되었다.
차로 이동하는 길이었는데, 연동사로 들어가는 산길이 제법 험했다.
꾸준히 들어가다 보니 건물이 하나 보인다.
일단 경내에 접근하기 전에 입구를 바라봤다.
입구를 통과하며 천천히 들어가니 절이 보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경내를 들어서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니 경치도 제법 괜찮았다.
다시 부지런히 들어걸었다.
절의 양식이나 건물자체는 현대식으로 보였다.
더 안쪽으로 건물들이 존재하였기에 조금 더 들어가보기로 했다.
아. 그러다 보니 보인 게 있었다.
치열했던 100여년 전의 역사가 이곳에도 있었다.
흔히 동학농민운동 혹은 동학농민혁명 또는 갑오농민전쟁이라 불린다.
1894년 외세의 수탈에 분연히 일어난 이 땅 농민들의 함성이 이곳에 고이 자리 잡고 있었다.
전적지를 구경한 뒤 더 올라가보니 절에 거주하시는 스님들의 숙소가 있었다.
사진으로는 남기지 못했으나 이곳은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태양열을 사용한다.
스님이 아주 친절하셨다.
절의 역사와 이것 저것에 대해서 설명해주시면서 시원한 보리차와 뜨끈뜨끈한 감자를 내어주셨다.
이때가 여름인지라 정말 더웠다.
그래서 정중하게 감자를 사양하고 싶었으나 너무나도 인자한 미소를 지으시며 감자를 내어주시는 스님의 모습은 감히 거절을 표현할 수 없게 했다.
그래서 부지런히 감자를 먹어야만 했다.
이어진 스님의 말씀에 의하면 연동사는 절 자체보다는 고려말의 석탑인 담양연동사지 3층석탑과 국내 최대 노천법당이 더 유명했다.
아주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들어오면서 현대식 문과 건물에 살짝 실망했는데 이토록 엄청난 보물을 품은 절이었다니.
기대를 머금고 절 위쪽으로 올라갔다.
드디어 노천법당이 보였다.
과거에는 이렇게 규모있는 행사를 위해 노천법당이 자리잡았다.
더 가까이 갔다.
친절한 설명이 있다.
연동사지 지장보살입상과 연동사지 삼층석탑 중심으로 작은 탑 등이 있었다.
처음으로 보는 노천법당은 상당한 지적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여기저기 둘러보다 좀 더 위쪽에 자리잡은 동굴 법당으로 가보기로 했다.
계속 산 길이었으나 조금 더 올라가니 뭔가 보였다.
동굴이었다.
큰 규모는 아니었으나 대웅전처럼 잘 꾸며져 있었다.
부처님들도 여기저기 잘 자리잡고 계셨다.
담양의 연동사.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고, 차량이 없으면 접근하기 조차 어려운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차량을 타고 이동해도, 정리되지 않은 산길은 쉽게 접근을 허락하지 않은 듯 했다.
또, 외견상으로 보이는 현대식 건축물은 전통의 양식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실망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절에 자리잡은 역사적 순간을 기록한 전적지와 어느 관광 가이드 못지 않은 스님의 박학다식함과 인자함.
그리고 산 중턱에 자리잡은 법당들은 아직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찰 연동사는 담양에 들린이라면 한번은 가볼 만한 명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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